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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Jung Lee Jun 08. 2020

3. 내가 꿈꾸던 '진짜'디자인

컨설턴시에서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

시각디자인 전공자가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과 10년차 고민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Prologue. 어떤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

1. 엄마, 나 드디어 적성을 찾았어! - 학교에서의 디자인

2. 배움과 실전의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 컨설턴시 디자이너 (1)

3. 내가 꿈꾸던 '진짜' 디자인 - 컨설턴시 디자이너  (2)



디자인이 뭘까? 나는 뭘 하고싶은걸까?


대학교 3,4학년때 UX와 함께 Service Design 이라는 영역에 관심이 많았다.

UX같지만 사용자의 경험이라기보다 조금더 넓은 의미의 고객을 그 대상으로 다루고 있으며 여정에 걸친 모든 상호작용의 경험을 개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제시하는 영역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융합 혁신 모델로서 다양한 영역에서 실용적으로 활용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협회도, '서비스디자인' 용어조차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당시 2011년. 라떼는말이야)


UX팀에 재직중이었던 나는 신입의 패기로 대표님께 메일을썼다. 이렇게 좋은회사에서 이렇게 좋은 비즈니스를 함께했으면 했다.

나 : "UX 프로젝트 범위를 디지털디바이스에 두지말고 서비스디자인처럼 사용자나 고객 등으로 넓히면 어떨까요? 그런의미에서 서비스디자인협의회에 회사 입장에서 우리팀을 회원가입시켜주면 좋겠고 협회 세미나에 참석해보고싶습니다" (서비스디자인협의회는 2011에 처음 생기게되었다.)

답변 :  '네 좋은의견 감사합니다. 팀원들과 공유해보면 좋겠네요'


회사에 뭔가를 요구했는데 저런 답변이 온다면 알아서 하라는 말로 해석하면 된다. 어쩌면 당연히 돌아올답이었으나 왜그렇게 섭섭하고 안타깝던지...



우선,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고싶었다. 그때 우연히 내 맴을 이끌었던 '사회적 문제해결!'

요즘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되니 문제가 되지않지만, 그 당시 버스방향을 잘못타서 낭패를 본 경험 없는사람은 없을것이다. '00가는방향 맞아요?' 라고 버스기사님께 물어보면서 타던 시절이었다. (나 지방사람, 옛날사람 인증ㅠ)

버스정류장 방향표시 스티커하나로 시민의 불편을 해소했던 화살표 청년 이민호씨. 그는 자전거를 타고다니며 버스 정류장 노선도에 방향 표시를 해 작은 변화로 일상을 변화시킨 사람이었다. 아름답고 예쁜디자인을 그것도 빨리 요구하던 에이전시 회사생활에 힘들어하던 나에게 대학생때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기사가 분명했다.

 

 

의욕이 넘쳤을 스물 여섯, 이러한 활동을 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생활 주변의 사소한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활동을 하는 모임이다. 사당역 광역버스 줄서기 바닥 스티커, 2층 걸어서 올라가기(엘리베이터 2층 버튼에 계단표시) 등 캠페인성 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직장인, 대학생들끼리 뭔가를 진행시키기가 쉽지않는데, 서비스디자인이라는것이... 서비스공급자와 고객(사용자)의 상호작용에 관한것을 다루어야하는데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고객측면인 부분까지였으니 반쪽짜리 활동을 하고있는 셈이었다. 엘리베이터나 바닥에 스티커를 붙이는 활동은 공공공간 훼손이었고 스물여섯의 나이에도 몇 십만원의 돈이 들어가는건 꽤나 큰일이었다. (스터디에 무임승차로 가려했던 팀원들 이야기는 입만, 아니 손가락만 아프니 이쯤 해두겠다)



공부를 좀 해봐야했다.

좀더 학술적이고 이론 공부부터 접근을 하는 모임을 찾아 참여했다. 서비스디자인에 관심있는 4명이 매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스토랑을 있다면, 사장님이 전달하고싶은 '이미지'가 있을것이고 직원이 전달하게되는'서비스'가 있을것이고 고객이 '경험'하게되는 것이 있을것이다. 브랜딩은 사장님이 생각한 브랜드 이미지가 직원(혹은 공간이나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까지 일관되게 전달되도록하는것이고 그 역할이 서비스디자인 역할이 될거라 생각했다.

* 지금생각해도 내 기준에 가장 쉬운 설명인거같고 추후에 이부분은 클라이언트 보고서에서 네러티브 페이지로 만들기까지 했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같이 스터디를하던 팀원중 한분이 샘파트너스에 입사하게되었고, 서비스디자인팀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말을 들었다. 입사하게되었고 패기넘치는 사회초년생답게 11개월만에 이직을 결심하게되었다. 한달만 더 다녔으면 퇴직금을 챙겼을 테지만 그런게  아깝지도 않을만큼 이직이 설레였다.


금요일에 퇴사를하고 월요일에 출근을했다. (아니 정확히는 퇴사 3일전부터 퇴근후 저녁회의에 참여했다)





2012년, 서울시에서 범죄예방 백신프로젝트는 염리동 '소금길'과 공진중 '드림업' 동시 진행되었다. 입사하자마자 바로 땡볕에 리서치를 다녔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젊었으니까 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 였다.

Before 사진 자료가 부족하면 혼자 나가서 사진1000장 정도는 거뜬히 찍어왔다.


http://blog.naver.com/sjl1747/220075153277



서울시 범죄예방 백신프로젝트, 회기동 안전마을만들기 프로젝트, 래미안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등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였다. 작은회사였지만 자부심이 있었고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하고싶었던 디자인을 하며 행복했다.


대학생때 생각했던... 오래 사용되는 모두를 위한 긍정적인 디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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