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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May 01. 2021

우리는 혈연, 지연, 학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탄성 있는 팀을 위하여

인간은 사회적 단위를 통해 존재합니다. 역사가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가에 상관없이, 모든 의미 있는 결과는 사회적 단위를 통해 생겨납니다. 우리가  읽게 되는 대개의 역사는 스타 시스템을 근간으로 하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스토리인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는 전근대 시대부터 현대까지 혈연, 지연, 학연에 근거한 사회 구조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그것은 정의와 공정에 관한 것이기에 합당한 불만일 것입니다. 그러한 구조의 공통점은 육체적 연결과 육체를 통해 취득하게 되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적 지배력에 대한 것입니다.

 

한편, 우리가 어떠한 이념 혹은 사상으로 혈연, 지연, 학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념적 연결은 자신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가치를 위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좀 더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대개의 이념적 투쟁에는 육체적 연결이 교묘하게 숨어있습니다. 이념권력을 위한 것인지 그 가치 자체를 위한 것인지 끊임 없이 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의 유지를 위한 탐욕은 쉽게 다른 가치를 무시하며 심지어는 추구해왔던 가치도 무시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과거의 기능적인 행동에 있어서 그 외연적으로 나타난 의도와 숨겨진 의도가 달랐거나 그 의도가 권력에 의해 변질된 것에 기인합니다. 권력을 얻은 후에 그 가치를 위해 그 권력을 해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역사적 결론은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입니다. 이념에 의한 사회 구조화의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결과는 대개 해당 집단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가치를 무시하고 모든 수단을 합리화하는, 이른바 의리로 똘똘 뭉친 집단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역시 육체가 지배하게 된 집단입니다. [이념연]이 될까요?


정의와 공정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대개 혈연, 지연,  학연 그리고 기타 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대개 우리는 기회주의적이고 쉽게 소속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소속에서는 짧은 목적만이 성취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대개 돈입니다. 이 목적 하에서 혈연, 지연, 학연은 합법적이며 효율적인 도구입니다.


좀 더 장기적이고 중요한 목적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소속을 가져야 할 것이며 그 소속은 강한 회복력[resilience]을 갖고 지속되어야 합니다. 갈등의 상황에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용서할 수 있는 연대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은 육체적인 제한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작고 강한 팀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Title Image: Max Ernst's at the Menil Collection


[In your eyes] by Peter Gabriel, Secret World Live in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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