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이유가 없으면 사랑하는 것이고,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으면 존경하는 것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내게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실장님이다. 실장님을 만난 4년 동안 나는 정말 많이 성장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 시작
실장님은 대략 5년 전 우리 회사로 오셨다. 처음 입사할 때는 개발자셨는데 알고 보니 외국계 기업에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실력자셨다. 팀장님이 부재인 팀이다 보니 실장님이 우리 팀을 맡아 주셨는데 그 당시 휴가를 가시면서 내게 영어 원서를 시크하게 주시면서 휴가를 다녀오는 동안 다 마스터하라고 하셨다. 그 책은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나온 SSIS(SQL Server Integration Services) 실습 원서였다. 당시 나는 DBA로 전직한 지 6개월 정도 된 시점이었다. 배울 것이 많았고 압박감도 큰 시기였다. 집에서 퇴근하고 그 책을 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남편을 따라 회사에 7시 30분에 출근해서 그 책을 읽었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끝내고 나니 뿌듯함을 느꼈다. 그 뒤로 나는 몸이 피곤하지 않으면 7시 30분에 출근해서 공부를 했다.
# 성장
그 일이 있고 난 뒤 실장님은 내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로 실무에 적용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믿고 일을 맡길 정도로 성장했음을 느꼈다. 실장님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뭔가를 배우고 계셨다. 그 예로 3년간 일주일에 2회씩 영어회화 프리토킹 수업을 받으시고, 여름에는 나와 2달 동안 자격증 학원을 다녔고 한 번에 합격도 하셨다. 그런 실장님을 옆에서 보면서 나도 성장에 대해 고민하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다.
# 쓴소리
업무에 있어 실장님은 항상 냉정했다. 작은 돌부리에 넘어지는 것이라며 항상 꼼꼼함을 강조하셨다. 성격 급하고, 덜렁댔던 나는 실장님의 쓴소리를 양분 삼아 업무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하고 세밀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 공감과 배려
실장님은 항상 예의 바르고, 갑질을 모르는 상사였다. 이전의 내 상사가 최악이어서인지 몰라도 실장님은 정말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항상 한결같은 분이셨다. 일례로 매년 명절마다 우리 사무실을 청소해주시는 미화 여사님의 선물을 잊지 않고 챙기셨고, 업무적인 상황에서는 항상 존대를 하셨다. 또한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선물을 전달했다.
# 나의 멘토
멘토라는 글을 써야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은 실장님이었다. 그만큼 내 회사생활뿐 아니라 성장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 분이다. 부서가 바뀌고, 업무가 변경되어 잠을 못 자던 시절 실장님의 혹독한 교육이 아니었다면 회사를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장님 덕분에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됐고, 성장도 하게 됐다. 나도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게 되면 실장님 같은 분이 되고 싶다.
# 덧
실장님의 올해 연말 맞이 선물을 조심스레 자랑하며 첫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