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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채 Jan 02. 2017

이 별에서 너와 나는 이별을 시작했지

우리는 꿈 속을 걸어 다녔어.

너도 알지 꿈 속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힘들지 않고

아무리 뛰어 다녀도 숨이 차지 않는다는 거.

거기다 꿈 속에서는 뛰어도 뛰어지지 않는다는 거.

우리가 생각하는 속도라는 게 꿈에서는 모두 없는 일이라는 거.


너는 내가 별 같다고 했어. 반짝반짝이는 모습이 예쁘다고 했어. 그런데 별은 밤에만 보이잖아.

그래서 너는 꿈 속에서만 나를 만났던 거야? 내가 너의 밤만 비추는 별이여서?


너는 왜 내 손을 잡지 않았어? 그 꿈 속에서 왜 너는 하염없이 나를 내려다보고만 있었어? 아 그렇구나. 나는 너의 별이기 때문이었어. 너는 별처럼 내가 반짝반짝 예쁘다고 했지만 사랑한다고는 말한 적이 없어.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너는 언제나 입을 우물우물거리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곤 했지.

속도가 사라진 꿈에서 나는 네 눈동자가 내게서 떨어지는 그 느린 순간을 오랫동안 봐야했어. 너는 날 사랑한 적이 없어.

우리는 꿈 속을 걸어 다녔어. 너는 느리게 흩날리는 내 머리칼이 예쁘다고 했고 하늘처럼 넓게 펼쳐진 보라색 세상이 예쁘다고 했어. 나는 너의 별이었고 별을 닮아 내가 반짝인다고 했지. 너는 나를 예쁘다고 했지 사랑한다고 한 적은 없었어. 단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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