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과 매출의 상관관계
모바일 업계 종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치타 모바일(Cheetah Mobile)‘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2010년에 세워진 중국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로 2017년 1월 기준 약 6억 3,000만 MAU를 기록한 회사이죠. Clean Master, File Manager 등 우리에게 익숙한 애플리케이션이 다수 포진해 있을 뿐만 아니라 Big Bang 2048, Tap Tap Fish(어비스리움) 등의 여러 게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앱을 다수 개발한 덕분에 지난 2016년에는 '게임을 제외한 전 세계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스토어 퍼블리셔 업체 중 다운로드 횟수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뒤를 이은 성과였죠.
치타 모바일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바로 ‘무료 배포‘와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 제공’ 전략이 그것이죠. 무료 배포 전략이야 오늘날 그리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 제공‘이 성장의 토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이에 대해 치타 모바일의 푸셩 CEO는 중국 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언급합니다. 아직까지도 중국의 많은 인구가 PC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라 소프트웨어와 앱을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요. 때문에 이러한 ‘초보’ 사용자가 쉽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과 인터페이스, 스타일 등을 일일이 설계하고 꾸준한 사용자 행동 분석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만 유효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미 치타 모바일의 사용자 점유율 70% 이상이 중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죠.
치타 모바일이 아니더라도 사용자 경험의 극대화가 서비스의 사용량을 높이고 매출을 신장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는 많습니다. 2000년대 초반 ‘잘 나가던’ IT기업 소니(Sony)와 ‘한물 간’ 회사로 취급받던 애플(Apple)의 극적인 변화가 대표적이죠. 당시 양사는 모든 디바이스와 콘텐츠,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허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니의 압승을 예견했습니다. 맥OS와 몇 개의 소프트웨어, 그리고 소수의 컴퓨터 제품을 가진 것이 전부였던 애플과 달리, 소니는 이미 PC, 게임기, 휴대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음악과 영화 콘텐츠도 직접 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말이죠.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양사의 모습은 극적으로 대비됩니다. 애플은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아이튠즈, 앱스토어, iCloud 등을 모두 성공시키며 시가총액 세계 1위로 발돋움한 반면, 소니는 주력 상품이었던 TV와 휴대용 음향기기 등에서도 이미 존재감이 미미해져 버렸으니 말이죠.
10년이 지난 지금 양사의 모습은 극적으로 대비됩니다. 애플은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아이튠즈, 앱스토어, iCloud 등을 모두 성공시키며 시가총액 세계 1위로 발돋움한 반면, 소니는 주력 상품이었던 TV와 휴대용 음향기기 등에서도 이미 존재감이 미미해져 버렸으니 말이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UX 전략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먼저 소니의 경우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모두 가졌음에도 이 둘을 유기적이고 매끄럽게 연결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사 콘텐츠에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죠. 음원의 불법 복제를 막겠다며 2200만 장에 달하는 자사 음반에 DRM 코드를 모두 때려 박은(?) 건데요. 이후 이로 인한 악성코드 노출 문제 등으로 인해 사용자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져버리게 되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콘텐츠 통합을 위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적용했지만, 정작 개별 기기의 특성은 무시한 형태로 일괄 적용이 이루어져 오히려 사용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보기 좋은’ 디자인적 완성도만을 추구하고 사용자 경험을 무시한 결과 빚어진 참사였죠.
반면 애플은 사용자 중심의 디바이스-콘텐츠-서비스간 결합을 추구했습니다. PC와 아이팟 사이의 유기적인 연동을 위해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동기화가 이루어지도록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거추장스러운 버튼들을 제거하고 홈 버튼 하나로 거의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아이폰을 설계했죠. 사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 장기간에 걸쳐 만든 첨단기술도 과감히 폐기했고, 디자이너들은 사용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결과물을 내놓으려 노력했습니다.
이 밖에도 UX의 차이로 사업이 성공 또는 실패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넷플릭스는 정교하게 설계된 추천 시스템인 씨네매치(Cinematch)를 만들어 사용자의 80% 이상이 추천 콘텐츠의 소비를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정기 구독 모델의 특성상, 사용자가 꾸준히 구독을 이어가게 만들기 위해선 해당 서비스 내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해야 하는 만큼, 이보다 더 좋은 수익 창출 모델은 만들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반면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던 스마트 TV의 경우, 사용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구형 리모콘을 버릴 이유를 찾게 만들지 못함으로써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말았습니다.
지면의 한계상 더 많은 예를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사용자 행동'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정교한 설계가 사업 성공 또는 매출 신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사업 혹은 서비스에 어떤 '사용자 행동 개선 포인트'가 있는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 만족도의 향상은 물론 서비스 성공의 길로 나아가 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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