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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시오 그대

by 관지


나는 당신과 씨름하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무릎 꿇고

패자의 눈물을 흘리고 싶습니다


이제야

내 생애는 풀잎처럼 가벼워지고

당신이 들어오실 만큼

은 넓어졌습니다.


그러니 부디

당신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제게 주시고

남루한 나그네의 옷깃에서도

당신의 향취를 맡을 수 있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을 지나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설렘과 숨 막히는 예감의 진동으로

나를 흔들어 주십시오


그대,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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