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으로 바라보는 풍경이다. 책상에 앉아 하루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고 이 한 날 속에 찾아온 사람들을,
그 얼굴과 웃음과 대화들을 생각해 본다.
노인복지관에서 직원 세 분이 방문해 주셨다. 어르신들 식사대접을 해 주겠다고 식재료들을 이것저것 챙겨 와서 함께 만들어 먹고, 인바디 체중계까지 들고 와 상담도 해 주고, 공기압 마사지도 해 드리고... 사람 좋아하는 우리 어르신들 희희낙락, 완전 봄날이었다.
"다음에는 그냥 오쇼~ 우리가 해 준 것도 먹어봐야제"
오가는 정이 아주 사근사근 고맙고 이뻤다.
복지관 직원들을 배웅하고 들어오는 길, 정자에서 나그네 한 분을 만났다.
섬 투어를 하시는 분이라고. 작년, 재작년에는 이웃 섬들을 다녀갔는데 우리 섬엘 못 와서
맘먹고 왔다고 했다.
그러니까 여기는 모르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나는 평소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쌩콩인데도 어느새 그렇게 하고 있다.
"식사는 하셨어요? 저희 김밥이 있는데 드릴까요?"
처음에는 사양하더니 고맙다고 해서 일단 회관으로 같이 들어왔는데 어르신들과 어찌나 죽이 잘 맞는지 옆에서 듣기만 하는데도 재미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섬을 다니는 분인데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섬을 다녔다고 하니 우리 어르신은 이제 그만 돌아다니고 여기서 같이 살자고 꼬신다.
저녁 산책길에 이 분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정자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혼자, 한적한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사람은 왠지 모르게 반갑다.
그냥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