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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부규 Jan 07. 2024

나이 든 아빠를 향한 아들의 깊은 생각

감사의 편지를 쓴다.

남자가 써도 되는 향수라며 아들이 준 선물이다.

'조 말론 런던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코롱 30ml'

(JO MALONE LONDON WOOD SAGE & SEA SALT COLOGNE)



10만 원이 넘는 비싼 향수란다.

어디 중요한 모임 갈 때 외에는 아까워서 쓰겠나?


나는 향수라고 뿌려 본 적이 없는 평범한 남자다.

아들은 평범한 아빠에게 늘 말한다.


"아빠도 이제는 옷이며 신발이며 머리모양에 신경 좀 쓰셔야 돼요."


패션 감각이 남다른 아들인지라 아빠 패션이 늘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아내도 옆에서 거든다.


"나이가 들면 몸에서 풍기는 냄새도 신경 써야 해."


나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다.

아침 출근 때는 깔끔하고 청결하게 차려입고 간단한 스킨과 로션만 바르고 나간다. 은은한 향이 나는 남성 기초 화장품 정도면 스스로 만족했다. 세안 후 얼굴이 땅기고 푸석푸석하고 건조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에 기초 화장품만 써왔었다.

주로 남보다는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향수는 은근히 나보다는 타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상품으로 여겨진다. 내 몸에서 나는 향기가 좋으면 타인이 나를 좋게 보겠지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내 몸에서 풍기는 냄새도 신경 써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하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또 아들이 큰맘 먹고 요모조모 따져서 선물한 것이니 올 한 해 부지런히 뿌려봐야겠다.


그러다 이 향수에 중독되면 어떡하지?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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