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부규 Jan 06. 2024

60대 중후반 부부의 점심?

도서관에서


점심시간 도서관이다.
60대 중후반 부부 두 분이 도서관 좁은 복도 끝

창가 아래 의자에 마주 보고 앉아 계셨다.
그냥 지나치다가 뭔가에 이끌려 다시 뒤돌아보니 부인이 주는 귤을 받아먹으며
도란도란 소곤소곤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추측건대 자식들 이야기일 것이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한 번 더 스치듯 지나갈 때 조그마한 빵을 나눠 드시고 계셨다.
아~! 저게 점심이었나?
두 분은 독서하러 오셨을까?
아니면 월간지나 주간지, 신문을 보든지 하며 소일 삼아 오셨을까?
두 분의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현주소처럼 보여서 씁쓸했다.


움직이면 돈이 드는 세상이다.
그러나 돈 없어도 갈 수 있는 곳이 집 근처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계절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에 언제든지 들러서 온화한 분위기 속에 파묻혀 다양한 책을 통해 독서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걸 즐기러 오신 걸까?

아무튼 두 분 모두 건강하게 노후 즐기며 행복하게 사시기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2023 마지막 점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