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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딩 Jul 24. 2022

아버지가 대장암이래.

"아버지가 대장암이래."

지난 주 일요일 오후에 자전거 타며 바람을 쐬고 있다가 친오빠의 전화 한 통으로 다시 삶이 무너져내렸다.

동네 큰 종합병원에서 조직 검사를 했었고 바로 서울의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고 한다.

급하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휴가를 내어 병원에서 부모님을 만났는데 너무 말라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았다..

내가 알던 화 잘 내는 호랑이는 어디갔지.

잠시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대기하는 동안 전달받은 조직검사 결과지를 읽어보았다.

아직도 기억나는 문장은

'Specimen received in formalin are 4 pieces of graysh white musocal tissue'

'S-colon cancer with liver metastasis"

이 두가지.


아빠의 대장에 있는 암 덩어리는 4.5센치 정도로 꽤 컸고, 간에도 전이가 되어있는 상태라고 되어있었다.

하지만 엄마한테, 아빠한테 이 종이에 적혀있는대로 알릴 수 없었다. 일단 내가 저 검사결과지를 보는 내내 기절할 뻔 했으니까.

(드라마의 사모님들이 충격받으면 기절하는 게 허구가 아니라는 걸 이 때 깨달았다.)

대형병원 특성상.. 자세한건 생략하고, 엄마가 서울의 병원 다녀오고 나서 검사 결과지를 발급한 병원 의사를 찾아가서 물어봤다고했다. 상태가 도대체 어떤지 알고싶다면서.


의사가 그제서야 말을 꺼냈다고한다. 생존기간은 3개월, 길면 6개월.


아빠 당신은 아마 본인 상태를 가장 알고 있을 것이고, 주말동안 아빠와 같이 있는동안 아빠는 죽음은 무섭지 않다고 몇번 강조하며 어차피 사람은 한번은 간다면서 강한 척 하고 있었지만 우울장애 오래 앓으면서 죽음에게 노크를 자주하던 내가 그 말의 속 뜻을 모를까봐요. 나는 그냥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 옆에서 계속 아빠의 광대가 되었다. 이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나쁜생각 들지 않게 늘 평소처럼 아빠 70년대 서울 얘기해줘, 80년대는 어땠었어? 같은, 어릴 때부터 듣던 아빠의 경험담을 계속 들어도 괜찮으니 쉴새없이 물어보고, 내가 어릴 때 했던 행동들..예를들면 아빠 새 그려줘 하며 아이패드를 들이대기도 했다.  


남들과 있을 때는 괜찮은데 막상 혼자 있게 될 때마다 수시로 울게된다 길에서도 울게되고.

정신차려야한다는 건 알고 있다 내가 무너지면 다른 가족들도 무너지기 떄문에. 그런데 머리가 너무 아파. 죽음이 무서워졌어

몰래 펑펑 밤새 울고 아빠 옆에서 종알종알 이야기 하는게 내 최선인게 너무 힘들어 나는 어떡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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