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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시 Jul 10. 2023

할머니


7/5(수) 늦은 밤 사랑하는 할머니가 편히 잠드셨습니다. 

모든 분들께 연락드리지 못하여 이렇게나마 소식을 전합니다. 

위로해 주신 분들과 마음 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 누가 영원한 이별 앞에서 초연할 수 있을까요. 예정되었다는 이유로 무던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 더욱더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편히 잠드시는 일을 기다리는 것뿐이었으니까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기억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닌 그저 덮어 두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채기와 얼룩진 것들을 안고 사는 모두가 그렇겠죠. 겹겹이 쌓여갈 시간들 속에서 부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빛을 잃지 않으시려 노력했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려 합니다. 늦은 밤 손주가 보고 싶다고 고모에게 보채어 전화를 주셨던 기억과 늘 맑은 웃음을 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시던 기억들을 간직합니다. 증손자 보고 가신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꼭 제 삶 한편에 남아 위에서나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부끄러움 많은 손주를 두셔서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듣지 못하신 우리 할머니께 이제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사랑해요 할머니. 이제 편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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