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과그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화 Mar 14. 2022

감정은 멀티

아들의 빈 방

요며칠 두통이 있다.

아들만 출가해도 앓던 이 빠진듯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아들이 짐을 빼고 나가는데

새삼 아들과 더 못 안아보고 헤어지는게 울컥해

아들대신 새아가만 자꾸 안아주었다.

뱃속에 아들을 가졌을때부터 쓰던 육아일기도

아들의 서약식전야 마지막 한장 더 쓰고ᆢ

오래 간수했던 아들배꼽 떨어진것과 함께

아들에게 내주었는데

그동안 엄마가 미성숙해 잘못한게

너무 마음에 걸려

그만큼 아들과 새아기한테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아들이 나가니 빈 방이 생겨

단 며칠새에 내 그림공간이 되었다.

다시 잠시 들렀던 아들이 그새 자기 방이

사라진 것에 놀라 엄마 섭섭한거 맞냐고 묻는다.


물론이지, 섭섭하고도 기쁘고

아쉽고도 시원하고ᆢ울면서 웃는ᆢ

워낙 감정은 멀티인것도 모르고~

그래야 너도 네 째만 바라며 사는 중에도

살짝살짝 나도 기억해줄 것 아니냐




매거진의 이전글 튜닝의 끝은 순정과 또다른 순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