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sh Country.
오늘 탄 거리: 87km (Pleasant Hills ~ New Philadelphia)
총 이동 거리: 4838km
아침에 Larry 할아버지가 새벽 다섯시에 보트를 끌고 나가는 바람에 덩달아 나도 엄청 일찍 깼다. 사막에서 나온 이후로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덕분에 해돋이도 보면서 출발.
확실히 점점 언덕이 가파러지는 것 같다. 타는 내내 말도 안 되는 경사가 계속 나왔고, 그 가파른 언덕 위에 마을이 있었다. 대체 여기에 왜 사는 걸까 싶기도 하다.
캠핑장에서 한 두 시간 정도 가니 첫 아미시 마차를 목격했다. 반대편에서 오고 있었는데 이제 막 아미시 구역에 들어가고 있었기에 마차를 많이 볼 줄 알고 사진을 안 찍었다. 근데 그 마차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Berlin이라는 아미시 마을에 도착. 세계에서 가장 큰 아미시 인구를 지녔다고 한다. 그런데 마차는 안 보인다.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아미시 음식점으로 향했다.
아미시 음식이라 해봤자 결국 미국 전통 음식인 것 같다. 딱 추수감사절에 먹을 법한 음식들이 있는 뷔페였다. 미국식 가정식. 패스트 푸드를 맨날 먹다가 이걸 먹으니 엄청 맛있다.
여행 중 처음으로 뷔페에 왔기에 미친듯이 먹었다. 결국 너무 많이 먹어서 퍼졌다. 아침 11시에 그 식당에 들어왔는데 앞에 있는 벤치에 3시까지 퍼져있었다. 결국 이러다가 어디에도 못가겠다 싶어 출발. 이미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게 무의미해졌다.
아미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산골짜기 뒷길들을 따라 탔다. 마차는 못 봤지만 자전거를 타는 아미시 사람들은 엄청 많았다. 그리고 차를 타는 사람도 많다. 차를 직접 운전하는 건 금기이기에 운전수를 고용해서 다닌다고 한다.
나에게 말을 걸던 사람은 없지만 전부 다 인사를 먼저 했다. 눈만 마주치면 먼저 순박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더라.
아미시 마을이 아름답고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멀쩡한 길바닥에 자갈을 뿌려놨다... 아마 마차들이 다니기 더 편하라고 해놓은 것 같은데, 내가 차를 탔다면 상관 안 하겠지만 짐을 잔뜩 실은 로드 자전거이기에 넘어질까 조마조마하면서 탔다. 그런데 아미시 사람들은 이런 가파른 자갈길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오르더라.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니 또 하반신이 쓸리기 시작... 부위가 계속 바뀐다. 오늘도 치료(?)를 위해 모텔에서 자기로. 좋은 핑계거리다. New Philadelphia 라는 음침한 동네에서 맥주를 사들고 모텔방에 드러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