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겸 Aug 04. 2016

Day 55

Amish Country.

오늘 탄 거리: 87km (Pleasant Hills ~ New Philadelphia)

총 이동 거리: 4838km


아침에 Larry 할아버지가 새벽 다섯시에 보트를 끌고 나가는 바람에 덩달아 나도 엄청 일찍 깼다. 사막에서 나온 이후로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덕분에 해돋이도 보면서 출발.


Making it hard to complain.

확실히 점점 언덕이 가파러지는 것 같다. 타는 내내 말도 안 되는 경사가 계속 나왔고, 그 가파른 언덕 위에 마을이 있었다. 대체 여기에 왜 사는 걸까 싶기도 하다.

대체 이런 곳에 살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Hell could be worse, says God.
계속되는 언덕길.

캠핑장에서 한 두 시간 정도 가니 첫 아미시 마차를 목격했다. 반대편에서 오고 있었는데 이제 막 아미시 구역에 들어가고 있었기에 마차를 많이 볼 줄 알고 사진을 안 찍었다. 근데 그 마차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마차는 딱 한 번 보고 하루종일 말똥만 피해다녔다.
Berlin. 물론 아미시는 시내가 아닌 산골짜기에 산다.

Berlin이라는 아미시 마을에 도착. 세계에서 가장 큰 아미시 인구를 지녔다고 한다. 그런데 마차는 안 보인다.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아미시 음식점으로 향했다.

아미시 음식이라 해봤자 결국 미국 전통 음식인 것 같다. 딱 추수감사절에 먹을 법한 음식들이 있는 뷔페였다. 미국식 가정식. 패스트 푸드를 맨날 먹다가 이걸 먹으니 엄청 맛있다.

여행 중 처음으로 뷔페에 왔기에 미친듯이 먹었다. 결국 너무 많이 먹어서 퍼졌다. 아침 11시에 그 식당에 들어왔는데 앞에 있는 벤치에 3시까지 퍼져있었다. 결국 이러다가 어디에도 못가겠다 싶어 출발. 이미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게 무의미해졌다.

아미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산골짜기 뒷길들을 따라 탔다. 마차는 못 봤지만 자전거를 타는 아미시 사람들은 엄청 많았다. 그리고 차를 타는 사람도 많다. 차를 직접 운전하는 건 금기이기에 운전수를 고용해서 다닌다고 한다.


Amish country.


나에게 말을 걸던 사람은 없지만 전부 다 인사를 먼저 했다. 눈만 마주치면 먼저 순박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더라.

아미시 마을이 아름답고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멀쩡한 길바닥에 자갈을 뿌려놨다... 아마 마차들이 다니기 더 편하라고 해놓은 것 같은데, 내가 차를 탔다면 상관 안 하겠지만 짐을 잔뜩 실은 로드 자전거이기에 넘어질까 조마조마하면서 탔다. 그런데 아미시 사람들은 이런 가파른 자갈길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오르더라.

아니... 대체 왜... 멀쩡한 길바닥에 ㅠㅠ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니 또 하반신이 쓸리기 시작... 부위가 계속 바뀐다. 오늘도 치료(?)를 위해 모텔에서 자기로. 좋은 핑계거리다. New Philadelphia 라는 음침한 동네에서 맥주를 사들고 모텔방에 드러누웠다.


New Philadelphia 들어가는 중. 그냥 주유소만 있는 동네다.
굿나잇.


매거진의 이전글 Day 5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