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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ar Havana Jan 12. 2018

고양이 간호일기 : 중성화수술

호두와 96일째 지내는중


1월 8일 (월)

동물병원에 전화하여 수술 일자를 잡았다.



1월 11일 (목) 수술 D-1

다음날 수술을 위해 금식을 해야해서 자기 전 밥그릇과 물그릇을 치웠다. (강제 금식...)


호두는 다음날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아주 신나게 뛰어다니고 놀다가 내 머리맡에서 여전히 귀여운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1월 12일 (금) 수술 D-DAY


07:30

하필 날짜도 잘 골라서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한파 정점의 날에 이동장으로 호두를 모시고 새벽에 병원에 갔다.

아침에 택시가 안잡혀서 고양이 추울까봐 발을 동동 굴렀다.


풀데이 휴가를 쓸수가 없어서 병원에만 데려다주고 일단 출근을 했다.


병원에서 나오는길에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수컷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그닥 위험하진 않다고 하지만 첫 수술이라 걱정이 많이됐다.


14:30

반차를 썼기때문에 오전근무 후 퇴근하여 병원에 호두를 데리러 갔다.

가자마자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에게 덥썩 안겼다. ㅠㅠ 에고 고생했다 우리 고양이...


선생님이 수술 전 검사한 결과(엑스레이 촬영, 피검사 등) 을 보여주며 건강하다고 설명해주셨고, 제거된 땅콩 (...) 을 보여주셨다 (.....)


호두 고생 많았어!!! 넌 이제 진정한 성묘로 거듭나는거야!!!


집에 오자마자 배고플까봐서 물과 사료를 챙겨줬는데 냄새만 맡고 먹지 않았다.


19:00

집에와서 둘 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병원에서 진통제+항생제 등을 처방해주시면서 아침, 저녁 하루 두 번 약을 먹이라고 하셨다.

고양이에게 알약 먹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가루형태로 약을 받아왔다.


츄르에 섞어서 줬는데, 츄르 꺼내는 순간 동공이 흔들리면서 두 발로 츄르를 붙잡으려고 난리가 났던 호두인데 입맛이 없는건지 아니면 약냄새가 나서 그런지 잘 먹지 않았다.


21:30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눈도 천천히 껌뻑이면서 거의 누워 있다.


아파서 그런걸까.

기력이 없어보이니 안타깝다.

그래도 낮의 모습보다는 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발정기가 오기 전에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내내 수술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잘 끝난 것 같다.


수술을 잘 버텨준 꼬마 고양이 기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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