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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Jun 29. 2022

다이어트 18

춤바람

움직이고 싶어서 나왔어요.

하고 내가 말했다.


금천구에 있는 모두의 학교 뮤지컬 댄스 수업에 지원한 이유는 움직이고 싶어서였다.

바닥에 딱 들러붙어 스마트폰과 일심동체가 되어 움직이지 않는 하루하루. 이제 필라테스 수업도 막을 내렸고 헬스장에서 늘 하는 실내자전거나 계단 오르기는 지겨워졌다.


새로운게 필요했다.

나의 빌어먹을 지방들을 움직여줄 무언가.


뮤지컬 댄스가  멋있어 보여 신청했는데

막상 춤이란걸 배워보니 왜 가수들이 날씬한줄 알것 같았다.


엄청나게 땀이 났다!


금방이라도 꼬여서 넘어질것 같은 두 다리를 정신없이 움직여야 한다. 오징어처럼 팔다리가 흐느적 대며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멈출 수 없다. 쉴새없이 강한 에너지로 몰아붙히는 선생님에게 이끌려 반복 또 반복.


춤은 반복입니다.

될때까지 하는 거예요!


필라테스는 1시간만 견디면 됐는데 이건 자그마치 2시간!

무리다, 무리야!

하면서 두손 들고 싶을때 선생님이 말했다.


처음에 부끄러움을 타서 그렇지

일단 속안에 숨어있는 열정이 나오면 됩니다!


열정.

너무나도 오랫만에 들어보는 가슴 뛰는 단어.


자꾸만 가라앉아 가는 꾸물꾸물 무기력한 내 삶에 그 단어가 주는 상쾌함이 좋았다.


반짝반짝 빛나며 살고 싶다.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나는 다시 일어나서 땀을 뚝뚝 흘리며 스텝을 밟았다.

다음엔 꼭 연습하고 와서 보란듯이 잘 해낼꺼야.

주위에서 웅성 웅성 부러움을 살 정도로 말이지.


그러니 어서 연습하자고!

내일이 수업이니까!

제발! 움직여라! 몸뚱이여!


결국 한번 해봄.

땀이 땀이 작렬!

이게 다 지방이었으면 참 좋겠다.

땀속에 녹아나는 체지방.


흐뭇.

^__________^

내일은 수업전까지 2번 해보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괜찮아.

무기력 네버 씨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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