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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린이의 요가일기 Aug 12. 2020

편백나무 향을 맡으러 가자

[200811] 여행 후 고단한 몸을 이끌며


 일주일간 긴 여행을 다녀왔다. 내향적인 성격 탓에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수적이다. 여행을 참 좋아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이번 여행은 참 고단했던 것 같다. 역시나 집으로 돌아온 날부터 몸살을 겪고야 만다. 온몸의 근육통이 나를 감싼다. 두통은 필수며 혓바늘은 두 개나 생겼다. 아주 죽을 맛이다. 요가학원 안간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참 묘한게, 일주일을 쉬니까 또 움직이기 귀찮아진다. 


 귀차니즘에 절은 나 자신을 일으킨건 요가학원의 편백나무향이다. 편백나무향, 그 숲속의 향을 맡고 싶었다. 그 향을 맡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귀한 시간을 갖는다면 나를 괴롭히는 이 몸살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요가복을 챙겨입었다. 여행하는 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요가복이 잘 안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몸도 더 무거워진 기분. 괘씸하다. 그렇게 느리게 빠지면서 찔 때는 아주 LTE급이다. 한숨이 나왔지만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몸의 신호라고 애써 생각했다. 


 막상 요가원 앞에 가니 왜이리 낯선건지. 요가원에 들어서니 익숙하고 편안한 편백나무 향이 풍겨왔다. 잘 찾아왔다는 기분이 든다. 아헹가 요가 시간. 이 요가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업은 아쉬탕가와 아헹가다. 하다보니 아헹가에 재미를 느껴 아헹가 요가 수업을 자주 듣는 것 같다. 특히 아헹가 요가 선생님이 왠지 좋다.(개인적으로 장겨울 닮으셨다.) 오늘은 요가용 의자를 사용해 서혜부를 자극하며 뒷 다리를 늘려주는 자세를 주로 했다. 요가를 하는 한시간은 참 빨리 간다. 오랜만에 몸을 늘려주니 몸이 고마워 하는 게 느껴졌다. 마지막에 사바아사나를 할 때는 마음도 진정되는 듯 했다.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요가를 하면 참 신기한 점이 있다. 한 시간동안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데 끝나고 나면 오히려 활력을 얻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도 참 좋은 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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