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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OB Kim Jun 02. 2017

너는 스타트업을 왜 하고 있니?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초상권 따윈 없음


너는 스타트업을 왜 하고 있니?


한창 좋은 나이에 왜 이렇게 고생스러운 일을 하고 있을까? 같이 일하는 동생한테 물어보았다.


음.. 저도 모르겠는데요. 우선 형이랑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게 좋고요. 
해야 할 일이 늘어나니까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단, 나와 같이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 감동을 살짝 받았다. 최근 C사, T사의 노사분쟁 사례를 보며 스타트업에서 구성원 간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 찰나에 기분 좋은 대답을 들어서 뿌듯했다.


중요한 건 '자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발전해야만 하는 환경에 던져지는 것이다. 일의 시작에서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내가 관여를 해야 한다. 이런 Cycle을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업무 역량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얼마만큼 이런 사이클을 경험해 보았는가가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물론 취업을 통해서도 역량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 자신의 역량인지, 다른 사람을 위한 역량인지, 살아 남기 위한 역량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오면서 나를 위한 발전을 얼마나 해보았나? 학창 시절 그렇게 열심히 했던 공부가 온전히 나를 위한 노력이었나,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이었나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부모님의 압박, 상사의 압박, 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의 성장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과연 어떤 성장을 하고 있나?


성장에도 2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적인 성장, 회사의 성장. 개인적인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가장 Best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나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한 가지 역량을 집중적으로 기르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과연 내가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뭐지?

남들(특히 명확한 포지션이 있는 디자이너, 개발자를 보며)에 비해 내가 잘하는 건 뭐지?

내가 성장은 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의 과정이 회사를 발전시킨다. 나의 명확한 포지션을 찾는 과정에서 남들이 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찾는다면 그것이 회사의 경쟁 우위가 되는 것이다. 누구든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금방 대체가 가능한 인력이 될 것이다. 


가장 심각한 상황은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시키니까 하는 사람이다. 시키는 일에 대해서 군말 없이 업무를 진행하는 바람에 결과물에 자신의 색이 담기기 어렵다. 결과물에 '나'만의 색을 담기 위해서는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나의 결과물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타트업,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VIRUSCON 강의자료 中 - 20살, 첫 사업을 시작할 때 같이한 고향 친구들


팀을 구성할 때 가장 좋은 사람은 신뢰할 수 있으면서 그 사람과 일을 할 때 즐거워야 한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삽질을 하더라도 즐거운 사람과 함께 해야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그래서 팀원 혹은 직원을 뽑을 때 미리 프로젝트를 같이 해보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그 사람의 모든 면면을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생각과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관, 비전, 즐거움만으로 로켓을 만들기는 무리가 있다. 역량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서로가 스타트업을 하는 목적과 목표 안에서 Give & Take가 확실해야 한다.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더 좋아하면 관계의 균형 추가 기울듯이 한쪽으로 역량이 치우치는 순간 구성원 간 관계는 위태로워진다. 


팀 내에서는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외부로 나가서 사업 파트너를 맺는 경우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같이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파트너십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용병제와 같은 느낌이다. 용병은 열심히 일하고 충성을 다 할 것 같지만 그들의 목적(보수)이 불분명하다면 가차 없이 인연을 끊는다.


사업을 하다 보면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용병이 아닌 식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의 구조 안에서 식구를 만든다는 것이 나만의 이상적인 목표가 아닌가 싶다. 평소에는 연락이 없다가 필요할 때만 되면 꼭 연락하는 친구들이 한 두 명씩은 있을 것이다. 안부만 물으면 괜찮은데 왜 그동안 연락이 없었는지 서운하다는 말투로 연락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응?? (<< 내 반응) 


물론, 감정을 나누고 함께 자란 친구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차이가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연락이 와도 반가운 친구가 있듯이. 그러나 일을 하는 파트너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면 서로가 줄 수 있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것은 비즈니스 안에서 지속적이고 좋은 관계를 갖기 어렵게 만든다.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카드가 있을 때 서로의 관계와 비즈니스에 진전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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