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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go Jun 21. 2016

독일, 프라이부르크 보봉 마을

환경을 생각하는 그들에게서 내가 얻은 것은 지난 유년의 한 자락 기억


하루를 지나며 쏟아지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도 알게 모르게 상처받으며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좀 살아봤다는, 사회에서 주어지는 권력의 힘이나 어떤 가부장적 힘 아래서 매 순간 옳은 판단을 하고 있지 않는 날들이 제법 있다고 생각해 본다. 그러니까 사랑하든 가까이에 있든 학연과 지연이 없더라도 한 잔의 술 나누며 서로에게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고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 사진은 2015년 어쩌면 맥없이 보냈을 시간에 독일을 다녀올 수 있었는데, 프라이부르크의 보본 빌리지의 어느 놀이터다.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회상한다. 우리도 저렇게 서로 이름을 모르고서도 머리카락의 색깔이 달라도 히히덕거리던 때가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때 묻지 않았다. 어떤 관계든 그 감정의 맥이 틀어지면 나는 놀이터의 사진을 쳐다본다. 그러면 답은 쉽게 나온다. "내가 때가 묻었구나. 내가 실수했구나..."하고 오늘도 다시 사진을 꺼내어 본다.

+ 2015년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중에 하나. 프라이부르크의 보본 빌리지에서 한가로이 노는 아이들을 담다.


2015.10월 어느날, 보봉 마을의 공원이다.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친환경 도시, 프라이부르크. 아주 오래된 대학과 환경에 대해서 뜨거운 애정을 가진 시민들이 하나가 된 작은 도시. 보봉 마을은 이 지역민들만이 편리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그곳에 당도했을 때, 외곽에서 이곳에서 살고 싶어서 대기자가 있을 정도라니 그 인기는 미루어 짐작할 만했다. 다시 드는 생각 하나, 왜 그런 것일까. 사람들은 어느 지역을 가든지 자신을 비롯한 가정의 구성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기를 바라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공간이 엄격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삶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몸에 깃들어야만 보봉이라는 마을에서의 생활도 즐거울 것임을 생각한다면, 생각할 것들이 많아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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