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살이도 시집살이 못지않다.
모처럼 이틀밤 자고 오는데
힘이 든다.
음식은 식사 전 두 시간 전부터 준비하면 될 거 같은데,
두 시간 간격으로 음식을 만드신다.
아침 먹고 설거지하고 에어컨 틀고
한 시간 좀 쉬었나?
다시 또 빈대떡 준비다.
결국 햇살과 기온이 가장 뜨거운
오후 1시에 불 앞에서 빈대떡
스무 장은 부친듯하다.
겨우겨우 마무리하고 잠깐 쉬는데
저녁에 먹을 새우를 미리 꺼내서
손질할까? 하신다.
단호하게 굽기만 하는 거니
저녁 먹기 30분 전에 하자고 했다.
작은방에서 쉬는데
부엌에서 띄엄띄엄 칼질 소리가 들린다.
못 들은 척하고 안 나갔다.
저녁 식사 30분 전,
주방으로 가니
TV에서 봤다고
오이 맛살 샐러드를 보고 만들어두셨다.
다시 프라이팬에 새우 굽고
어제오늘 한 번도 안 먹은 반찬들
다 꺼내서 마지막 저녁식사 준비.
이틀 동안 엄마 아빠와
충분히 대화하고
이런저런 걱정, 잔소리 들어드리고
화장실, 거실 바닥 청소도 열심히 했다.
엄마도 나이 드시나 보다.
예전 같으면 빨리 가라고 하실 텐데
피곤하면 자고 내일 가라고 하신다.
두 번이나.
드디어 집.
집에서 보는 보름달.
반갑다.
올해는 절실하게 한 가지 소원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