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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17. 2024

67/100 나의 멜랑꼴리아

오물신과 우울의 바이브

한 때 나는 매우 음침해 보였을 것이다. 우울의 바이브가 몸에 배였을 것이기 때문이었겠지? 그럴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웃음과 밝음의 기운으로 씻어내야지 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오물신이 나타났을 때 나는 기겁을 했다. 내 안에 가라앉은 많은 쓰레기 감정들이 내면의 강을 썩게 했다면 저런 형태였을까? 썩어 문들어진 내 마음이 온몸을 타고 흘렀으니 몸과 맘이 성할 리가 없지. 그래서 나는 작품 속 인물들이 온 힘을 합쳐 오물신을 파고 들어가 녹슨 자전거를 당겨 빼 주는 장면을 참 좋아한다. 악운의 핵심을 파고 들어가 그걸  끄집어 내는 작업은 숭고한 것이다. 내 마음은 1 급수일까? 아니면 한참 아래일까? 귀한 물고기가 파닥거릴 까 아니면 시커멀까? 물이 흐릴수록 우울의 바이브는 짙어질 확률이 높다. 그리고 마음이 고여있을수록 흐릴 수가 있지. 흐르고 출렁여야 할 내 마음을 막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녹슨 자전거일까? 센이 오물신을 구한 것처럼 나를 걱정해 주는 누군가가 끄집어 내줬으면. 그럼 내가 찾아가야지. 마음의 목욕탕으로. 그게 어디가 되었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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