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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y 01. 2024

79/100 나의 멜랑꼴리아

그림으로 풀어가기 1

처음으로 미술학원에 아이를 보냈다. 다른 미술 학원을 두루 비교해 본 결과 개인 맞춤 진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라 들어서다. 더불어 마음을 터 놓고 헤아려주는 부분이 있다 하여 반가웠다. 아이는 체험 수업 이후 너무 좋다며 다니고 싶다 했다. 하여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을 행복하게 보내라고 월요일에 등록해 줬다. 몇 주가 지나서일까? 강사의 피드백을 듣고 놀랐다. 생각보다 더 미주알고주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사소한 이야기와 아이가 표현하는 그림을 통해서 본 결과 아이의 성향은 이러이러한 것 같다고 알려줬다. 놀랍게도 나의 성향과 비슷했다. 나의 어린 시절과 현재의 성향이 절묘하게 섞인 상태로 느껴졌다. 나는 그 아이의 거울이었던 것이다. 함께 지내온 시간 동안 영향을 받은 것과 타고난 기질의 집합체가 아이의 현재 마음 상태를 반영한 것이다. 무섭다는 생각에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지난날 우울감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 있어 꺼내본다. 내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누워서 울고만 있다면 훗날 나의 아이 앞에서 똑같이 그러고 있겠지? 아니 이런 상태면 그 아이와 만날 수 조차 없을 것이다. 한번 툭툭 털어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긍정모터를 달았던 것이다. 그 모터의 연료가 떨어질 무렵, 나의 멜랑꼴리아가 귀신같이 알고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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