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Jul 24. 2024

106/200 나의 멜랑꼴리아

 훗날 보면 놀랄 일기

오늘은 미친년처럼 속옷차림이든 말든 소리 지르면서 맨발로 거리를 뛰쳐나가고 싶었다. 특별히 그런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사소한 모든 것이 거슬렸다. 게다가 마침 문지방에 발을 찧기도 했다. 온갖 쌍욕이 입에서 쏟아질 것 같았다. 마음이 쓰레기통이라서 그래. 시궁창을 품어서 그래. 이미 실행하진 않았지만 나나는 미친 사람이다.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다시 말 하지만 별일 없었다. 일상이 이어졌고 세상은 여전했다. 그런데 나는 혼자 브레이크가 고장 난 사람처럼 스트레스에 짓이겨져 있다. 혹시 이런 상상해 본 적 있는가? 그냥 내가 감옥에 가게 되는 상상. 그래서 세상과 단절될 수 있는 상상. 당연히 감옥에 가면 그 나름대로 미치겠지만 그냥 나는 어디로든 도피하고 싶다. 그때 위로가 되는 것은 잠이었다. 다행히도 잠시 잠을 잘 수 있어서 나는 진짜 두꺼비집 내리듯이 전원을 끄고 잠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통해서 나의 마음을 토해내는 것이다. 훗날 이 일기를 보면 얼마나 놀랄까. 이랬던 적이 었었다니, 하면서. 일기는 그러라고 쓰는 거지

매거진의 이전글 105/200 나의 멜랑꼴리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