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Aug 19. 2024

118/200 나의 멜랑꼴리아

나라는 인간의 미궁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면 우울감에 온다.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식이다. 내가 누구처럼 ~ 했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 했었다면이라는 생각도 따라붙는다. 한 가지 이슈가 생기거나 풀리지 못한 일들이 생기면 피곤해진다. 이 비생산 전인 가정의 파리떼가 머릿속에 가득해지는 것이다. 가끔씩 나에게 분노의 파리를 유발하는 자들이 있는데, 그럼 나는 그들을 손절한다. 사람 자체다 싫은 것이 아니라 접선하고 나서는 줄곧 파리떼에게 시달리듯이 곱씹어서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모르지. 알 턱이 있나. 공통점을 찾자면 뭘 모르는 미숙한 사람들 때문이다.


어떤 트리거가 아닐까? 나를 자꾸 머리 복잡하게 하는 모드로 빠지게 되는 계기들은 비슷하다. 내 선을 함부로 넘고 생각 없는 언행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뻔뻔하다. 그러면서 줄곧 나에게 연락한다. 착취적이다.  교양 없어 보인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 내가 상대방을 향한 관찰일지다. 내가 호구로 보여? 그랬나 보다. 왜 그랬지? 내 언행을 되돌아보게 되고 자책한다. 화가 난다. 참아본다. 그러다 차차 차가워지며 어느 순간 그 관계에서 탈출한다. 말도 못 거는 분위기를 상대방에게만 풍기느라 피곤하지만 그저 덜 피곤한 길을 택했을 뿐이다. 아마 이 미궁을 파헤치면 나는 비슷한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가 나의 발전 일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117/200 나의 멜랑꼴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