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영상을 촬영했다. 촬영한 영상은 내가 편집을 했는데 편집하면서 사람들의 말하는 법이나 발성같은 것들을 좀 더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누구는 말을 할 때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듣겠다 생각했었는데 촬영한걸 여러번 보다보니 그가 문장을 잘 맺지 않는 습관이 있다는걸 발견했다. 문장이 맺어지지 않으니 다음 문장으로 갑자기 넘어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무슨 말인지 머리속에 잘 정리되지 않는것이다. 또 다른 친구는 대화를 나눌때에도 알아듣기 쉽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런 친구들은 편집할때도 굉장히 편했다. 이야기에 기승전결이 있어서 편집점이 확실해진다. 여기가 결론이라는게 확실하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이야기를 한번 끊고 갈 수 있어서 이해가 잘 된다. 사실 영상 편집이라는 것도 어떤 장면들을 보는 사람이 이해가 쉽도록 끊고 이어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다보니 주제에 맞는 얘기를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되도록 말하는 사람이 편집하기에도 수월하다는 점이 재밌었다.
그리고 내 스스로가 어떻게 말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니 굉장히 부끄러워졌다. 나는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하는것을 두려워한다. 아마 누구나 그럴것이다. 발표가 너무 쉽다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그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발표를 잘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것 같다. 나의 경우는 두려움을 숨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는걸 발견했다. 목소리가 굉장히 작아진다. 목소리를 희미하게 해서 내 존재도 희미하게 하려는 무의식인걸까. 그렇다면 정말 바보같은 선택이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기본 성량이 안나오면 발음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목소리 작은 사람이 얘기하면 웅얼거린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녹화할때 내 자리가 끝쪽이라 마이크와 멀어서 소리가 잘 안들리는 측면이 있긴하지만 확실히 발음이 뭉개진다. 내 발음이 저렇게 좋지 않았나 하고 충격받을 정도. 편한 친구들과 있을때는 그래도 발음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불편한 자리에만 가면 발음이 안좋아진다. 이건 목소리를 작게 내서 그렇다. 목소리가 작아서 작은 소리로 들린다고 내 의견이 작아지는것도 아닐텐데 정말 고치고 싶은 습관이다. 틀린말을 했을때 소리가 작거나 크거나 어차피 틀린말인데 왜 그랬을까. 사람이 틀린 소리도 하고 해야 주변에서 고쳐주고 그래야 토론이 되고 대화가 되는 것일 텐데 말이다. 맞는 소리만 하면 그건 교수님이 하는 강의가 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불편한 자리라더라도 배에 힘주고 입술을 많이 움직이면서 크게 또박또박 말해야지.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건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