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소리에 뒤척이기 시작한 지 30분. 심장 깊은 곳에서부터 탄식이 터져 나온다.
"아, 오늘은 정말 가기 싫다."
상쾌한 아침은 정녕 주말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인지.
무거운 몸을 뒤집어 겨우 침대에서 내려온다.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겨우 씻고 정신을 차려보지만 뜻대로 안 된다. 좀비처럼 버스에 몸을 싣고 핸드폰을 켠다. 의미 없는 정보들이 뇌를 흘러가게 내버려 둔다.
자동화된 로봇마냥 버스에 내려서 건물까지 걸어간다. 기억은 삭제된 채, 그 시간 동안 나는 이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건물에 들어서면 언제 뚫릴지 모르는 방패를 들고 사무실로 향한다.
컴퓨터를 켠다. 하루 새 메일함은 또다시 새로운 일들로 가득 차 있고, 메신저 알람들도 제각각 아우성이다. 익숙한 소리들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다.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은 보지 않은 채 각자의 모니터만 조용히 쳐다보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짜증이라는 감정조차 어느새 사라지고, 이성만 남은 육신이 메일과 메신저를 생산해낸다.
그러면, 나는 비로소 출근을 한 것이다.
분명, 좋아하던 일이었는데. 인정만으로도 충분했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소진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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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근했지만 출근하지 못한 어느 직장인의 기록입니다. 연구원으로 일한 지 6년, 감정을 다루는 연습을 글로 해보고자 합니다.
관심 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출근길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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