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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혁 Sep 15. 2022

4 새벽과 환상

새벽 4시쯤 집에 갔는데 할머니가 침대 맡에 앉아계셨다

화장실에 가려하시나? 싶어서 할머니에게 다가가니


할머니가 "너는 누구냐?" 하셨다


저 혁이요 대답하니,

"너가 여길 어떻게 왔냐?"


집이니까 왔지요 말씀드리니,

"여기가 집이야?"


그리고선

여기는 집이 아니라 지하실이다

마귀가 득실득실하다 여기가 완전히 그놈들의 소굴이었다

라고 하신다.


나는 얘기를 들어드리며

 할머니 여기가 집이 아닌거같으세요?

 화장실 먼저 갔다오실래요? 하며 일으켜드렸다


할머니는 부축 받으며 화장실에 가시면서도

"화장실이 있느냐?" 물어보셨다


네 할머니 바로옆에 화장실이잖아요. 라고 하니

"그래 어디 한번 가보자.. " 하시며 정신을 조금 차리셨다.


화장실에 갔는데 할머니가 힘이 없으셔서

내가 바지를 벗겨드렸다


볼일을 보시게 하고 다시 침대에 데려다 드렸다.

할머니는 기저귀를 혼자 다시 차려하는지 부시럭 거렸다.


처음으로 내가 여자 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부끄럼없이 기저귀를 채워드릴 수 있었을텐데.


너는 누구냐?

'별 일이 아니길' 생각하다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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