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한 변화는 위험하지만, 무분별한 보수는 더 위험하다” – 헨리 조지
이 문구는 나에게 “언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변화를 추구하지 말아야 하는지 리더는 어떻게 분별(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의문을 주었다.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지 아닌지에 대한 감지를 리더는 무엇을 통해 어떻게 알아챌 수 있게 될 것인가? 즉, 리더는 기업 및 조직이 변화해야 할 시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2015년 HBR에 따르면 대기업 경영진의 80% 이상이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5~10년 내 그 작업을 완수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리더는 고작 3분의 1정도였다고 한다. 조직을 탈바꿈 시키는 결정은 특히 경영 성과가 뛰어나고 주가 지수가 좋을 때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해당 산업이 곧 붕괴할 것 같은 조짐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한 일단 기다려 보자는 접근 방식을 택하는 게 경영진 리더의 입장에서는 속 편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Compaq, Kodak, Sharp 등의 사례에서 보듯 변화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너무 늦어져 헨리 조지의 말 이상으로 위험한 차원을 넘어 망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Mark Bertolini(CVS Health[포춘 500 중 17위 기업]의 Aetna CEO), David Duncan Innosight 파트너), Andrew Waldeck(Innosight 파트너)에 의하면 조직의 토대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5가지의 서로 연관된 요소들이 있다고 보았고, 그 5가지 요소들을 하나로 모아 Fault Lines 라 정리했다. Fault Lines의 다섯가지 요소는: 1) 기업의 니즈(고객 니즈파악), 2) 성과지표, 3)업계 내 입지, 4) 비즈니스 모델, 5) 인재와 역량이다. 이 같은 Fault Lines을 감지할 수 있는 경영진은 업계에 일어날 변동을 경고해 주는 신호를 미리 알 수 있고 그에 맞춰 조직을 정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경영진이 Fault Lines 모델을 통해 변화의 논거를 제시하는 사례를 구축하고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이 모델은 조직의 연재 상태와 미래의 지속적 번영을 위해 필요한 상태 간 갭을 확인함으로써 기업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한 비전도 제공하며 그 비전은 변화가 이행되는 과정에서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Compaq, Kodak, Sharp 등의 기업들이 왜 실패했는가에 대해 어느 한 글에 의하면, 실패 안에는FAIL이 있었다고 기술했다. F: Futureless, A: Arrogance, I: Independent, L: Look-away: FAIL에 대해 구체적으로 F: Futureless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음을 의미, A: Arrogance는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 됨, I: Independent는 시너지를 없애는 지나친 독립조직, L: Look-away는 변화에 대한 간과 및 외면을 의미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영속기업이 되지 못한 이유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지나친 자신감도 쇠락의 주 요인으로 주목했으며, 조직 간 시너지 결여와 무엇보다 트렌드 변화를 간과한 것을 패인으로 들었다. 실패 기업의 원인 역시 ‘실패(F.A.I.L.)’라는 키워드에 그대로 녹아 있는 셈이라 본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기업 및 조직이 변화해야 할 시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의 답으로 앞서 논의한 두 케이스를 통해 제안해보고자 하는 것은 C. K. Prahalad(프라할라드)가 강조했던 “겸손”과 “전략적 의지” 이다. 프라할라드는 게리 하멜과 함께 핵심 역량 이론(개념)을 처음 만든 연구자(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로 2009년과 2018년(2010년 타계 했음에도) Thinkers50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usiness Thinker로 지명된 손꼽히는 21세기 경영구루 중 한명이였다. 1989년 게리 하멜과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인 <전략적 의지: Strategic Intent>에서 전략적 의지를 '전 조직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으며 상당기간 동안 지속되어 온 집념'으로 정의했다.
리더는 기업 및 조직이 변화해야 할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춘 사명감보다는 받는 만큼 일하겠다는 거래적 태도를 갖춘 구성원들에게 리더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래적 태도를 가진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는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매진하겠다는 전략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리더의 솔직함과 겸손함을 바탕으로 막무가내 식의 접근과 자신의 사적 이익을 공공선으로 포장해 조직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앞서 언급한 Fault Lines와 FAIL의 요소들에 대한 분석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지나친 자신감에서 기인한 자만심보다는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겸손함이 필요하며, 일시적 혹은 단기간 동안 보다는 조직을 향한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겸손함 기반 리더의 전략적 의지”는 조직이 변화해야 할 시점을 리더가 파악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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