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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이네 Apr 30. 2017

푸르고, 푸르르고, 또 푸르렀던 오키나와

언젠가는 한 번 또 놀러가리

# 오키나와,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그 곳.


오키나와가 가고 싶었던 것은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다. 지나가면서 봤던 한 동영상이 나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을 뿐. 평소에도 고래를 좋아해서, 예전에 고래를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에서 시도했던 적이 있지만 실패한 나로서는, 커다란 고래상어를 보려고 여행을 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 오키나와 여행비는 사실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가격대가 있는 품목이기 때문에 번번히 망설였었다. 그러다가 이번 나의 생일을 맞아, 피치못하면 탄다는 피치항공을 그냥 끊어버려서, 무작정 출발하게 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u7deClndzQw-이 동영상을 만든 사람의 감각에 무릎을 친다.


# 여행준비


역시 여행준비는 인터넷이 최고다. 인터넷에 오키나와 여행이라고 치면 먼저 갔던 블로그들이 꽤나 정리를 잘해놨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 정보만 골라서 정리하면 된다.

여행을 갈 때는 일단 티켓 끊었으면 반이상은 끝난 셈이다. 숙소나 루트는 가기 전까지 계속 알아보면 된다.



수요일날 출발을 했기 때문에, 평일이용으로 숙소는 생각보다 저렴했다. 3박 여행에 모두 다른 숙소를 예약했다. 첫날과 마지막날은 공항 근처 도심에서, 중간날은 루트의 중간지점인 섬 근처에서.

그리고 루트, 오키나와는 남북으로 약간 길쭉한 섬이다. 공항이 있는 도심지역은 남쪽, 내가 목표로 하는 수족관은 북쪽. 오키나와는 운전하면 좋다고 하니 렌트도 구글을 번역기능을 이용해서 일본 현지사이트에서 미리 한다. (jaran.net)


그리고 식당 및 기타 활동 검색!

오키나와는 뭐가 맛있다더라, 어디가 좋다더라 계속 검색해본다.

사실 검색해도 나오는거 계속 나오는데, 그 중에 꽂히는거, 맘에 드는게 한 두 개씩 있으니

그걸 위주로 루트도 짜고 먹고 싶은 것도 미리 생각해 놓는다.

섬이니까 액티비디도 하나씩 추가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설레어하면서, 내가 꿈꾸던 고래상어를 생각하며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 물론 사람들한테 여기저기 자랑하면서. ㅎㅎ

물론 사전에 인터넷 면세점도 수도 없이 들락날락 거리면서, 사고 싶은 품목 어떻게 더 싸게 사나 고민도 한다.


# 1일차


피치 못해야 탄다는 피치항공의 시간대는 사실 좋지 못했다. 저녁 4시 비행기였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그래서 오전에 짐을 싸고,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가기 전에 경찰서 들려서 국제운전면허증도 발급(면허증/사진/카드결제 7,000원/5분 소요)하고, 밥 먹고 후다닥 공항으로 출발!


면세점 세일에 눈이 팔려서 거의 마지막으로 탑승하게 되었는데, 너무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비행기는 그럭저럭 탈만한 저가항공이었다. 2시간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첫 날에는 저가 비행기로 인한 저녁 도착이었고, 지하철 타고 이동하느라 피곤하기도 했다. 캐리어 질질질질 끌고 호텔에 갔는데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호텔이라서 기분은 좋았다. 같은 비행기타고 지하철타고 온 사람들 호텔에서 많이 만났다. =)

간단하게 걸어서 갈 수 있는 국제거리에 가서 쇼핑을 많이 한다는 돈키호테만 구경했다. 나머지는 밤이라 잘 모르겠기도 하고, 문도 많이 닫혀있어서 한국 편의점에서 봤던 도토루 커피점이 있길래 커피나 마셨다.


처음 밟은 일본 땅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하기도 하고.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모두 똑같은 옷차림의 샐러리맨들을 보고, 선술집 구석구석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는 모습을 보면서 소소한 삶을 느낄 수 있었다. 크게 별 다른 감격 이런 것보다는 어두움으로 인한 설렘과 동시에 낯선 모습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러나 지나는 골목마다 반 이상 들리는 한국어와 이국적인 풍경을 보며 관광지에 왔음을 실감했다.

거기서 또 쇼핑에 눈이 팔릴뻔한 나는 도대체 뭥미....


그래도 숙소는 깔끔깔끔! 역시 일본이라며 감탄했다. 좁긴 했지만, 있을 건 다 있고 무인양품의 나라답게 깔끔한 디자인.

카운터에 놓인 피아노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젊은 직원들까지, 좋은 숙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음날을 기대하며 첫날은 면세점 짐을 정리하고 잠이 들었다.


#2일차


그리고 이 숙소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조식! 하루밖에 못 먹는게 아쉬웠으나, 가을날씨와 함께 만끽했다.


한국어 네비게이션까지 있다고 해서, 호기롭게 구글 일본 번역기를 이용해서 직접 렌트카까지 예약했다.

음..비록 현지 직원이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건 아쉬웠지만..

나는 뭔가 보험까지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더 이상 추가보험은 없이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나중에 식은땀 좀 흘린다.


여튼, 한국어 네비까지 키고 룰루랄라 난생처음 왼쪽 운전대를 잡고, 오키나와에서의 첫 아침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다가 장장 한 시간을 멈춰서서....경로 취소를 못 찾았다...

그냥 슬적 손가락으로 스크롤 다운을 누르면 되는데, 긴장과 흥분 탓으로 그 간단한걸 못하고... 어느 길목 주차장에서 몇 시간을 고생했다.

혼자서 여행 많이 다녀봤지만, 혼자 외국에서 운전하면서 다니는 건 첨이라 긴장 좀 하신듯.'


그렇게 스노쿨링도 한시간 미루고 여차저차해서, 그래도 푸른 동굴을 볼 수 있다는 마에다곶을 선택한다.

현지 가이드분이셨는데,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첨엔 한국사람인줄 알았다.

고려대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셨다는! 너무 착하고 물 속에서는 엄청 자유로워 보였다~!!

역시 나이들으니 돌아다니면서 참견미 뿜뿜 ㅎㅎ 이것저것 잘도 물어보고, 옆에 구경 온 한국 여자애들 차도 태워주고, 밥도 같이 먹고.ㅎㅎ

30대의 여유랄까. ㅎㅎㅎ


겨울이고, 해변 근처인지라 바람 땜에 쌀쌀해서 걱정했는데, 막상 내가 들어갈 바닷물을 보고서는 모든 걱정은 그냥 날려버렸다.

이 바다 보러 온 거니까, 맘껏 누려보자.



스노쿨링 가이드가 친절하게 바닷 속에 있는 내 모습도 찍어주고 하지만, 보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 그 사진은 안 올리겠다.

저 니모 사진은 사실 서비스. 평소에 가면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겨울이고 바람불어 찬 날씨가 깊게 못 들어가서 니모는 다음 기회로~


빵 같은 걸 주면 물고기들이 우수수 몰려오고, 정말 예쁜 산호초에 사는 물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너무 예뻤다. 진짜진짜진짜. 바다색깔도 너무 맑고, 귀여운 물고기들이 쫄랑쫄랑.ㅎㅎ


여행 막판에 하면 피곤할까봐 스노쿨링을 가장 처음 일정으로 넣었는데, 하고 나서 확실히 피곤하긴 했다...

한국에서 온 상큼한 친구들과 아메리칸 빌리지로 이동해서 그래도 물 들어갔다 왔으니 라면도 먹고 그 유명하다는 블루씰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그냥 난 아이스크림은 국내도 맛있는걸로 ..ㅎㅎ.. 라멘도 사실 내 취향은 그닥.... ㅎㅎ


근데 정말, 첫 날 저녁에 약간 부슬비 내린거 빼고는 4일 내내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카메라도 딱히 안 들고 가고

아이폰7 득템기념으로 거의 첫 풍경 사진들을 많이 찍었는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모든 사진들이 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바다 배경으로 찍는 사진들의 하늘까지 이어지는 끊임없는 푸르른 빛깔은 나를 계속 설레게, 정말 여행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배도 채웠으니 다음 코스로 이동해볼까. 첫 날은 남쪽 나하 시내로부터 계속 북쪽으로 이동이동.

풍경따라 중간에 멈추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서 강력 주의사항은.

나는 현지에서는 현지 번호를 쓰는게 여러모로 용이하고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여행이라 출장을 갈 때 현지 유심을 사서 끼운다.

인터넷도 얼추 되고 (한국보다 다 싸니까 인터넷은 특히) 현지번호로 연락할 일도 분명히 생길 테니까.

그런데 이번에 한국에서 유심칩 사서 가져갔다가..뭔가 단단히 안 맞았다. 왠지 모르게 배터리는 너무 빨리 닳고

인터넷도 생각보다 엄청 느려서 정보를 찾아야 되는데 맘대로 찾아지지도 않고.

오키나와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 담번에 도쿄 갈 일이 있어서 포켓와이파이를 썼는데 훨씬 빨랐다.ㅜㅜ

우연히 만난 한국 친구들도 포켓 와이파이로 엄청 잘 쓰고 있었고..어쨌든 동남아 가실 때는 포켓와이파이 추천드립니다.


어쨌든, 풍경 따라 멈추다가 가다가를 반복하면서 만좌모를 들렸다.

한국 드라마의 배경이라는데 난 그 드라마를 안 봐서 모르겠고..그냥 풍경으로 치면 제주도가 훨씬 광활하고 예뻤다.

만좌모는 코끼리 닮은 바위로 유명한데, 그냥...그게 다였음. 여튼 해변의 다양한 풍경은 제주도가 짱짱짱.


그렇게 후다닥 가다가...후진 주차를 하다가 그림자가 드리워져서 뒤에 전봇대를 박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보면 아는 그 사고의 흔적을 보면서..막상 그 보험을 들지 않았던 아침의 계약서가 생각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일단은 남은 일정을 즐기기로 했다.


둘째 날 숙소는 정말 해변가의 민박으로 잡았는데, 여기가 그냥 동네에 있는 집들 중 하나다 보니까

또 여기서 숙소를 못 찾고 여기저기 헤매다가, 결국엔 아고다에 전화해서 엄청 항의를 했다. 숙소 제대로 안 찾아본 내 잘못인거 같긴 한데..

여튼 한 집 아래 내려가서 있는 집이었는데 길가에서 헤매고 있는 나를 3시간만에 주인집 아저씨가 발견, 늦게 체크인했다.ㅜㅜ


사실 집도 뭐 시골의 한적한 집 같고, 사람들이 해변이 좋다고 했는데 밤에 가서 아무것도 모르겠고, 물놀이해서 몸은 피곤하지.

손님은 나밖에 없어서 주인집 아저씨랑 나밖에 없는 낯선 상황..-_-;;

그냥 일찍 들어가서 잤다. 조식 포함이니 낼 아침에 먹으러 오라는 간단한 대화만 마치고. 그냥 정말 민박 같은 찜찜한 기분으로 잤는데!


#3일차


아침에 일어나니 나밖에 없어서 모든 방을 다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그냥 민박집이라 좋았다...ㅎ

확실히 바닷가라서 이쪽에선 해가 떠오르고, 저 쪽에선 새벽의 구름이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

조식이 정말..깔끔하고 훌륭했다..ㅜㅜ 뭐 냉장고에 있던 이것저것으로 하신거 같고, 편의점에서 사오신 거 같지만

엄청 깔끔하고 맛도 좋고, 정성이 느껴지는 식단이라서 너무 좋았다.




맨 왼쪽에...젤리같이 생긴 건 두부란다. 맛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은 민박집 마당에서 바로 보이는 바다.


하지만, 이 민박집의 진짜 묘미는 이제부터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결과 민박집에서 직접 이어지는 프라이빗 해변이 있어서 그게 정말 좋다고 하길래 거길 내려갔는데.

어머나 세상에 이런 곳에서 나 혼자 이렇게 있을 수 있다는 믿을 수 없다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속 사실


이렇게 내려 가는 길을 통해 저런 바위를 지나서


이런 해변이 나온다..ㅜㅜ 이게 지금 단편적인 사진이라 느낌이 덜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너무너무 예쁘고 몽환적인 곳이었다.

날씨가 약간 흐릿 몽글해서, 쨍한 느낌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더 있었지.

진짜...너무 좋았다.

어제의 피곤함을 단박에 물리쳐주고, 이번 여행 정말 참 잘 왔다 느끼게 해준 소중한 풍경.

비록 혼자 와서 좀 아쉽긴 했지만, 먼저 떠오른 건 우리 외갓집 대가족.

대가족이 여기 민박집 다 예약해 버리고 바로 여기 바닷가 내려와서 물놀이하고 고기 구워 먹으면 너무 신나고 좋을 것 같았다.


올라가서 민박집 아저씨한테 (사실 같은 나이 또래 느낌..) 여기 너무 예쁘다고 너무 좋다고 막 그랬더니

에이프릴인가?하고 2pm을 아냐고 묻길래 안다고 했더니..걔네도 여기 와서 고기 구워먹고 바다가서 놀고 막 그랬데.

역시 좋은 데는 이미 사람들이 아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아저씨한테 나 또 올께요!! 엄청 떠들다가 차 타고 다음 목적지로 또 이동이동.

이제는 운전 2일차에다가 네비 조작법도 숙지..ㅜㅜ 한 상태로 좀 더 안정되었으나 오늘은..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오전에는 계속 고속도로 타면서 달렸다. 정말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여름에 오면 4~50도까지 올라가서 정말 덥다고 하는데.

1월임에도 엄청 더운데..만약 가다면 여름은 피해야겠다.


바다와 함께 계속 달리면서 북쪽으로 쭉 추라우미 수족관을 향해 달렸다. 먼저 가는 길에 있다는 오리온 맥주공장!


가면 공장 투어를 할 수가 있고, 맥주도 한 잔 준다길래 갔는데.....시간대도 기다려야 할 뿐더러 일본어 서비스밖에 안 된다길래..쿨하게 나옴.


가는 길에 바다가 또 예쁘다는 코우리 대교를 건너는데, 정말 뻥 뚫린 하늘과 다리와 바다의 풍경이 일체되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건너 가서 좀 이르지만 트립 어드바이저 1등하는 새우요리 먹음.ㅎㅎㅎㅎ



저만큼에 대략 만오천원..혼자서 다 먹음. ㅎㅎ근데 진짜 맛있었다. 갈릭버터새우!!


혼자서 렌트해서 다니다 보니까 조금 외롭기도 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까 다음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쨌든 코우리 대교를 넘어가서 도착한 코우리섬이야말로 정말 마라도 느낌도 나면서 섬의 매력이 물씬 풍겼다.


저 물색깔좀 봐봐..너무 깨끗하고 맑아서 할 말이...ㅎㅎ 저기서 의외로 시간을 꽤 보냈다.


사진 찍고 놀고 물 밟고 이리저리!!


이제...남은 여행의 일정은 다음 블로그에서 써야징.

마무리로 코우리 사진 몇 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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