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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양 Apr 30. 2017

문득, 분홍 책

봄바람이 불러온 추리 소설과 스릴러 소설


대학생이었을 때, 어떤 친구 한 명이 멋으로 책을 사는 사람 이야기를 하며 열변을 토한 적이 있었다. 나는 괜스레 뜨끔해서 아무 말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내가 바로 '책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고민 없이 책을 사서 들고 다니는 사람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예쁜 책을 보고 나도 모르게 설레는 이 마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바뀔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건만.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덧 두꺼운 옷을 여미고 고개를 숙여 추위를 피해야 했던 겨울이 지나갔다. 겨울 하늘과 봄 하늘이 다를 리가 없을 텐데 신기하게도 하늘은 파랗게 변해갔다. 그렇게 봄바람이 불어올 때쯤 예쁜 책을 보면 설레는 병이 다시 시작됐다. 분홍색 책만 보면 자꾸 벚꽃 놀이를 온 마냥 마음이 설렜던 것이다. 그러던 중에 성질 급한 벚꽃은 어느새 내년을 준비하러 자취를 감췄지만, 내 마음속 한쪽 어딘가에는 벚꽃이 남아있었나 보다. 결국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분홍분홍'한 책을 골라 읽어보기로 했다.




죽여마땅한 사람들

표지가 특히나 매력적인 책이었다. 두께가 두껍진 않은데 토돌토돌한 촉감에 제목은 자주빛 박처리를 해서 손에 쥐었을 때 독특하다고 느껴졌다. 전체적으로는 보랏빛이 도는 분홍을 썼고 표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녹색 그림자를 비춘다. 흔히 볼 수 없는 조합에 부드러운 색감의 표지. 그런데 제목은 좀 살벌하다. 다른 사람에게 제목을 읽어 줄 때는 살짝 쑥스러울 수도 있겠다.



가상가족놀이


분홍색과 검은색의 조화가 새롭다. 가족을 표현할 의도였는지 집과 사람을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심심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글자에는 빨강을 썼다. 띠지도 강렬한 빨강인데, 띠지를 씌우면 빨강이 너무 넓어 보이고 벗기면 좀 심심해 보이는 게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분홍분홍'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었다! 양장본이어서 책을 손에 잡았을 때 기분도 남다르다. 일러스트가 예뻐서 책으로 자꾸 눈이 간다. 책에 등장하는 사건도 다른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에 비교하면 아기자기한 편이기 때문에 표지와 잘 어우러진다고 느꼈다. 다만, 표지만큼 사건이 흥미롭지는 않아서 그게 좀 아쉬웠다. 또, 제목이 제목이다보니 '딸기 타르트'가 큰 역할을 할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흘러가는 에피소드 중 한 부분만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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