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열심히 해도 운 좋은 사람을 못 따라 가나?!
한국인이 베트남 갈 때 베트남 항공사 선택권은 기본적으로 2개다.
베트남 항공(Vietnam Airlines), 비엣젯(Vietjet). 나는 아직 배고픈 작은 회사 사장이라 비엣젯을 타지만... 좀 더 오래되고 고급(?)스러운 항공사는 아무래도 베트남 항공이다.
올해, 베트남 항공의 한국-베트남 노선 운항이 30주년이다. 그 와중에 누적 탑승객이 1,500만 명을 찍었다. 지금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 거의 대부분이 한국에 있다. 팜민찐(Pham Minh Chinh) 총리 이하 장관 9명인가(투자부, 산업통상부, 재무부, 외무부....)가 방한 중이다. 모르긴 몰라도 당연히 노선 운항 30주년 타이밍을 맞춰서 잡힌 일정이지 않을까. 오늘! 2가지 이벤트를 모두 축하하는 이벤트가 서울 매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되었었다. 베트남에서도 여기저기 신문에 메인으로 기사가 뜬다.
한국과 베트남은 여러 가지로 깊은 관계가 있긴 한데, 오늘은 비행기!니까 아무래도 대개의 한국인이 공감할 포인트를 꼽아보자. 역시나 우리 입장에서는 요즘 제일 흔히 가는 관광지가 베트남이라는 거다. 코로나 전 피크였던 2019년 기준으로 한국-베트남 노선 총인원은 965만 명이었고, 2023년은 825만 명쯤 된다. 2024년에는 5개월 동안 440만을 넘어서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기세다. 그럴 거 같다. 내 주변 지인들 인스타만 봐도 엄청나게 온다.
베트남 항공의 경우 6편의 한국 직항이 운항 중이다. '하노이 - 서울, 호치민 - 서울 , 하노이 - 부산, 호치민 - 부산, 다낭 - 서울, 캄란 - 서울' 구간이다. 주 평균 112편이다. 여기서 잠깐 캄란은 뭐지? 나트랑 옆동네다. 사실상 나트랑 공항. 딱 봐도 경기도 다낭시 포함 관광의 냄새가 강력하게 나는 노선들이다.
숫자를 안 챙겨보면 섭섭하다. 30년 동안 총 6.5만 회의 비행에 1,500만 승객인데 평균 내보면 1회에 231명쯤 된다. 근데 이게 화물선도 있을 거라 뭐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숫자 때려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기까지만... 하려 했지만 그래도 기종은 궁금하니까. 비엣젯이 서울-호치민 구간에 운항한다는 A321neo은 정원이 약 240석이다. 베트남 항공은 그래도 350~400명 들어가는 에어버스 A350이 있긴 하다. 근데 이게 한국 노선 취항하는지는 모르겠다.
여하 간에, 1/1500만이면 대충 확률로 따지면 1/800만인 로또 1등 당첨보다 낮은 확률이다. 수퍼! 총리에 장관 정부를 한자리에서 뵙는 데다, 그 자리에서 주인공을 하는 일이라니 아주 재밌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부럽다!!
참고로, 베트남 항공 유니폼은 아오자이가 모티브다. 안 찾아봤지만 눈이 있으면 이건 모를 수 없다. 여기까지야 관광 한 번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하나 더 깨알 지식. 아오자이는 사실 엄청 전통 의상은 아니다. 일종의 개량 한복이다. 1930년대에 새로 재해석되어 만들어진 옷이다. 디자이너 개인의 역작이다. 삼겹살이 1960년대에나 나온 것처럼 뭐 그렇게 엄청 오래된 문화는 아니다. 사실 김치에 고추 넣기 시작한 게 의외로 18세기 이후나 된다고 하는 것 같은 느낌 인가. 여하 간에 찬찬히 보면 의외로 그 나라의 문화나 전통으로 보이는 것들이 생각보다 100년이 안 넘어간 게 참 많은 거 같다.
오늘의 교훈. 좀 더 일 열심히 잘해서 비엣젯 말고 베트남 항공 타고 다녀야겠다.
다음에 2천만 번째 승객은 내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