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승률만으로 테니스의 황제가 된 페더러의 이야기
‘눈앞에 1포인트에 집중해서 딱 54%만 따내면 어떤 승부던 결과가 달라집니다.’
로저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테니스를 모르는 사람도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일 겁니다. “황제”라는 호칭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죠. 그런 그가 다트머스 대학 졸업식에서 한 축사를 인상 깊게 들어 그중 일부를 적어봅니다.
페더러는 약 1500번의 경기에서 80% 이상을 (아마 최전성기 때는 90% 이상을) 승리한 엄청난 승률의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안에 숨겨진 매우 놀라운 통계를 페더러는 이 축사에서 얘기합니다. 그가 80% 이상의 승률을 자랑하는 그 게임들을 들여다보면, 막상 하나하나의 포인트를 얻을 확률은 겨우 54%였다는 것.
충격적이지 않나요? 최고의 테니스 선수가 1포인트 경쟁에선 겨우 절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다시 말해 아주 약간의 차이로 포인트를 더 따면서 게임을 이기고, 그것이 모여 경기에서 승리한 수가 전체의 80%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보통 테니스는 4개 포인트를 먼저 따내면 1게임을 따내고, 6게임을 먼저 따내면 1세트를, 그리고 대회규정에 따라 N세트를 먼저 따낸 사람이 승리한다)
이 포인트 통계 부분이 저에겐 매우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Love Game(1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이기는) 같은 압도적인 파괴력이 아니라, 한두 포인트로 갈리는 게임에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만든 근소한 차이라는 것. 그래서 한 포인트 한 포인트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반대로 46%의 포인트를 빼앗기며 선수 생활을 했어도 테니스 역사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수준의 수많은 작은 실수와 실패를 겪는 사람이 황제라니요?
페더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행운의 점수든, 매우 안타까운 서브 실수든, 수십 번의 치열한 랠리 끝에 결국 허무하게 빼앗긴 포인트든,,, 그렇게 얻은 포인트도 빼앗긴 포인트도 결국 1포인트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니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않고 다시 다음의 1포인트를 따는 것에 완전히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입니다.
이걸 현실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1년짜리 프로젝트를 대성공시키는 것, 이직한 회사에서 큰 역할을 맡고 승진하고 존중받는 것 등은 마치 중요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만큼 커다란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결국 1포인트 1포인트를 쌓아서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문서를 잘 작성해서 공유하거나, 동료와 토론 끝에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거나, 작은 기능 하나를 무사히 배포하고 동료들과 소소하게 기뻐하는 것 같은 일들이겠죠.
반대로 포인트를 빼앗기는 것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매니저와 의견 갈등을 빚을 때도 있고, 운영 실수나 버그로 인해 참담한 하루를 보낼 때도 있습니다. 아마 모두가 무수히 많이 이런 날을 보낼 겁니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습니다!!
54%. 즉 반반보다 조금만 더 많이, 작지만 좋은 순간들을 만든다면, 그것이 누적될 수 있다면, 우리는 큰 목표에서 80% 같은 높은 성공 확률을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황제 페더러가 그랬듯이요.
그러니 46%의 실패와 실수들은 뒤로 한 채, 눈앞의 닥친 게임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의 1포인트가 54%의 포인트승률을 만들고, 그것이 80%의 경기승률을 만들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끝으로, 제가 더 미사여구를 붙이는 것보다 훨씬 더 울림 있도록 연설의 일부분을 약간 의역해서 남겨봅니다. (전체 연설도 찾아서 보시길 추천)
“세계 최고의 선수는 모든 포인트를 따서 최고가 된 게 아니라, 반복해서 패배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학습해서 된 것입니다.
그러니 실패를 받아들이고, 필요하면 울부짖되 웃음을 잃지 마세요. 지나간 것은 잊어버리고 끈질기게 나아가세요. 적응하며 성장하세요.
그렇게 더 열심히 더 똑똑하게 게임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By 로저 페더러 (통산 1536경기 중 1251 승리)
https://youtube.com/shorts/F7pURRV1ZLQ?si=Ss-8eNxes_StwU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