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날들
시절 인연에 대해 생각한다.
시공간의 우연이 맞아떨어져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먼 훗날 우리의 관계가 지금과 달라진다해도
서운해하지 않을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로운 식재료를 접하고
새로운 미식을 탐험할 때
가장 살아있다 느꼈던 나인데
어쩐지 요즘은 먹는 게 재미가 없다.
그 위에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뭐 그런 마음
어쩐지 아쉽다
이기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중심이 되는 삶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간단하게라도 무언가를 챙겨 먹고
딱히 할 건 없지만 책상 앞에 앉는다
책을 읽고 노트북을 하고 장을 보고
그러다 운동을 하고 다시 책을 읽는 시간들.
여유는 즐기되 루틴을 잃지 말 것
오래간만에 화장을 하고
도수가 맞지 않는 렌즈도 끼고 외출을 했다.
거울 속의 내게 느끼는 만족감은
매우 짧아 허망하기까지 한 것에 비해
내가 감당해야 할 불편함은 너무 크고 길다.
자기만족이라 합리화하기엔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순간.
섬광이 아닌 은은한 빛을
꾸준하게 내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해본다.
소중한 한 표를 버릴 수 없어
마음 가는 곳에 행사했다
잘한 일이다.
올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세 달.
그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말자고,
속절없이 무너지지 말자고 되뇌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