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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May 19. 2020

20200518 공주, 대전, 추억

[공주]

지난 달 결혼을 하고 나서 5월 초 연휴에 결혼인사 겸 아내의 본가와 나의 본가에 들렀다.

내 본가는 충남 공주인데, 태어나서 22살 정도까지는 그곳에 쭉 살았다. 그리고 군대에 간 이후로 공주를 떠났다. 군대는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면서는 학교 근처인 대전에서 자취를 했고, 졸업을 하고는 취직을 하며 서울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중간 중간 몇 달쯤 공주에 머무른 적은 있었지만, 최근 5년 내로는 공주에서 지낸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친했던 고향 친구들도 다들 고향을 떠나며 가끔 공주에 갈 때도 거의 집에만 있었다. 집도 시내가 아닌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에 있다보니 거의 몇 년 동안 공주 시내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모르는 채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 공주에 갔을 때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시내에 나가게 됐다. 공주 시내는 금강을 두고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둘로 나누어져 있는데, 터미널이 위치한 신시가지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들르며 본 적이 있어 나름대로의 변화가 눈에 익었으나, 구시가지는 정말 몇 년만에 처음 가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구시가지는 생각 이상으로 많이 변해 있었다. 

가족들과 점심을 먹고 다시 집에 돌아오기 위해 시내를 돌아 고속도로로 나오는데, 그 잠깐 사이에 본 공주의 모습이 며칠 내내 눈에 남았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매일같이 다니던 길이 이젠 너무나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고, 구석 구석을 다시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없어 공주 시내를 구경하지 못하고 나온 것이 며칠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전]

공주에 다녀온 다음 주에는 대전 유성에 방문할 일이 있었다. 대학 시절 친하게 지내던 후배들을 결혼 전에 보기로 약속했는데, 코로나로 만나지 못해 결혼을 한 후에 만나기로 한 것이었다. 

터미널에서 만나서 어디서 밥을 먹을지 고민하다 식당이 많은 (내가 졸업한) 대학가 근처로 향했다. 그 후배들과 참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었는데, 오랜만에 와본 그곳은 참 예전과 비슷하면서 또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여기도 스타벅스가 생겼다고? 사람도 안 다니는데!!" 내 탄식에 후배들은 웃었다. 대학가에서는 총 4년 정도를 자취했는데 3년을 살던 자취방은 당연히도 생생히 기억났는데, 놀랍게도 1년 정도 지냈던 자취방은 어디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대략 그 근처라고 생각했던 골목을 돌아다녔지만, 정확히 내가 살던 집이 어디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참 그 시절 얘기를 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성심당 분점에 들러 빵도 잔뜩 사왔는데, 오랜만에 먹는 성심당의 빵맛도 정말 좋았다.

[추억]

이러한 일들이 두 주 사이에 일어나며 자연스레 그때 그 시절(10대 ~ 20대)에 대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다행인 점은 그때 그 시절을 기분 좋게 추억하면서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때 그 시절이 그립거나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텐데, 그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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