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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뉴 May 19. 2024

<브리저튼> 시즌3 을 보고

친구가 연인이 되는 과정, 그리고 나에 대해 솔직하게 알아가기.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이후로는 사람을 볼때, "이 사람의 결핍은 무엇일까? 이 사람이 하는 행동의 동기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뭘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솔로>를 볼때도, <브리저튼> 을 볼때도 같은 눈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내 나름대로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마음 속으로 몰래) 추려내본다. 


<브리저튼> 시즌 3을 보고 왜인지 기분이 상당히 우울해졌다. 왜그런가 생각해보니까, 브리저튼 시즌 3은 친구가 연인이 되는 과정을 다루고자 하는 것 같다. 짜릿한 사랑이 아니라 편안한 친구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나도 모르게 어느날 내 마음속에 친구가 이성으로 보이는 그런 특이 케이스. 드라마를 보고나서 (남자사람)친구들, 직장동료들이 내 연인이라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상상해보았다. 사실 나이에 싱글인 사람 자체가 많이 줄어서인지, 아니면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서 알고 있는 이성 자체가 줄어서인지 후보군 자체가 적다. 그리고 그들과 연인이 될 가능성이 0 에 가까워서 다소 우울해진다. 친구 같은 사랑을 원하는 내가, 과연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의심도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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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저튼> 시즌3의 주인공은 페넬로피와 콜린인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프란체스카 브리저튼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 본인은 화려하지만 주목받고 싶지 않고 깊은 속마음에는 자기만의 주관이 있는 여자. 일단 멋지다. 개인적으로 그녀가 대충 조건에 맞는 남자가 아니라 자기의 진짜 갈망 혹은 결핍을 공유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났을때 나는 희열을 느꼈다. 나는 사회가 심어놓은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남성상을 벗어나서 진짜 나랑 잘 맞는 남자를 '머리로' 알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고, 아직도 못찾아서 싱글이다 ^^. 프란체스카는 어릴 적 나처럼 조건에 휩쓸려 결혼하지 않길 바랐다. 


확실히 경험을 할수록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애를 실패할 때마다 깨닫는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 나와의 시간을 더 보내보려고 한다. 오는 사람을 막진 않겠지만, 그도 자기자신에 대해서 잘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서로가 솔직하게 자기의 본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한때는 밀당, 그리고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건 그냥 '연애'를 위한 것이지 나의 long-term partner 찾기에는 안맞더라. 난 내가 좋고, 이런 나를 좋아해줄 사람, 좋은 친구 한명만 있으면 된다. 어딘가 한명쯤은 나타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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