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에 문제만 있는 것처럼 말들 하지만 사실 주입식 교육과 높은 교육열로 대변되어 왔던 한국 교육은 큰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은 바로 피교육자의 학습 수준에 대한 평균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려준다는 점이다. 이 장점의 결과로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우수한 근로자들이 만들어져 지금의 대한민국 정도까지 급성장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식당을 가도, 편의점을 가도, 공장을 가도, 골프장을 가도 독해능력과 계산능력이 우수한 근로자들이 근무하여 빠른 산업화를 하는데 교육이 크게 기여를 한 것이다. 한국 교육을 부러워하고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이런 중간층을 두텁게 하는 교육을 배우고자 한다.
그럼 이런 교육의 단점은 무엇인가? 평균을 빨리 올리는데 주력하다 보니 크게 두 가지 단점이 생긴다. 하나는 평균을 빨리 올리는 과정에서 처진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최 앞단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육을 개선하려고 할 때 처진 학생들의 배려를 우선시하는 것이 진보세력이 되는 것이고, 앞단의 창의적 인재 양성 쪽을 우선시하는 것이 보수 세력이다.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자사고나 특목고, 선도대학 활성화 정책이 나오고 진보세력이 집권하면 평준화나 지방대학 살리기에 힘쓰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이렇게 장단점이 있는 한국 교육이 처한 위기는 무엇인가? 사회의 환경이 바뀌어 요구되는 능력이 달라졌는데, 사회와 동떨어져 여전히 옛것을 중시하고 있으니, 장점이었던 높은 수준의 평균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약화되는 현상이다. 글로벌 시대, 인공지능 시대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어떤 세대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이 여전히 외국어는 약하고, 아래아 한글 하나만 다룰 줄 알고 졸업하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단점은 여전히 살아있는데, 개선시킬 진보 보수는 없고 모두 수구세력이 되었다. 교육계에서 그렇게 예로 들기 좋아하는 핀란드가 과목을 없애는 교육개혁을 한다고 해도 조용하다. 우리나란 과목별 기득권이 강하기 때문이다. 2018년도부터 시행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하는 SW 교육의 양이 선진국의 1/5, 1/10 수준으로 너무 적게 책정이 되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을 해도 반응이 없다. 지금 교육계의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자체가 SW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노력을 더해라 라고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국가 교육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피보팅(pivoting) 시점이다. 개인적 노력들은 지금도 너무 많이 한다.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