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일반적인 악영향
서울같이 공장이 거의 없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 같은 외부 원인을 제외하고는) 미세먼지의 발생량의 2/3 정도가 NOx나 SOx 같은 배기가스 기체가 대기 중의 수증기나 화학물질과 2차로 결합해서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에는 SOx의 발생은 도시에서는 거의 없다. 때문에 주로 자동차(특히 디젤차)에서 발생하는 NOx가 대도시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원인물질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해서 프랑스의 파리시 같은 경우는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기도 하였고,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디젤차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미세먼지가 들어오면 우선 대식세포(大食細胞)라고 불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미세먼지를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이 때문에 그곳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혈압이 높아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혈액 속의 염증 지수가 올라가고요. 제가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어서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못 드리지만,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나 병균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일어나는 반응과 다르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런 과정을 거쳐서 미세먼지에 대응합니다. 그런데 이미 폐․호흡기 질환이나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등을 갖고 있는 분들은 증상이 더 나빠지게 되겠지요. 그런데 모든 오염물질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의 정도는, 그것을 흡입한 량, 그리고 노출에 지속된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또 어린이나 노약자, 또 이미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건강취약계층에게는 더 큰 영향을 줄 것이고요.
2010년에 발표되었던 미세먼지의 건강 피해에 관한 의학논문을 인포그래픽으로 아주 잘 정리한 기사 링크를 하나 소개합니다. https://bit.ly/2Jmm7iQ
주의보도 아니고, 경보가 발령될 수준인 300㎍/㎥의 오염도에서 휴식하는 것이, 미세먼지가 보통인 수준에서 속보로 걷는 것보다 미세먼지를 덜 마시게 된다. 더욱이 보통 오염도에서 달리면, 경보 발령 수준의 오염도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 2배 이상 마시게 된다.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배경을 보면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발암 위험성이 가장 높은 1급 발암물질인 Group1의 112번과 113번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 배경에는 수백 개의 의학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그중에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과 국립암센터(NCI)의 지원을 받아 그 해 발표된 광부 코호트 연구와 이 광부 코호트 내 환자 대조군 연구가 디젤엔진 배기가스를 Group 1으로 분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코호트(cohort) 연구란,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 최소 수백 명이 미래에 어떻게 변했는지를 일일이 추적 조사하는 것(반대로, 같은 결과를 가진 사람들이 과거에 어떤 비슷한 경험을 했는지 조사하는 것도 코호트 연구)입니다. 그런데, 광산 속에서 굴착기와 환풍기용으로 사용하는 디젤엔진 배기가스에 노출된 경험이 오래 있는 광부들의 폐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서 최고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디젤엔진 배기가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철도 근로자들이나 화물차 운송업 근로자들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폐암 가능성이 최대 40%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 등도 참고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연구의 공통적인 결과는, 평균 노출량은 관계가 없으나 누적 노출량이 높을수록 폐암 위험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즉, 노출되었던 오염도의 평균값보다,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이 지속되어 왔느냐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위 코호트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 20~30년 누적 후에 추적 조사된 결과들입니다.
한편, 덴마크 연구팀은 유럽 9개 나라 30만 명의 건강자료와 2,095명의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 높아질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씩 증가하고, 미세먼지(PM10)는 10㎍/㎥ 높아질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한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2013년 유럽의 저명한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했다고 합니다. 이런 연구 결과 인용의 문제는 제가 위에서 강조한 2가지 요소 중 지속 기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입니다. 1년 동안인지, 5년 동안인지, 그 정도로 오염도가 높아진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때 그 결과가 나오는지 언급을 해주어야지요. 하루나 1주일에 저 정도 피해가 올리는 없지요. (이 링크의 오마이뉴스 기사에 그런 언급이 나옵니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mp.aspx?CNTN_CD=A0001987840 )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KECO)에서 운영하는 AirKorea라는 사이트에 가보면 전국의 대기오염 자동측정소에서 측정된 실시간 오염도를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휴대폰의 일기예보 앱 중에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도 측정값도 이곳의 실시간 자료들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그 사이트의 내용 중에 보면, 미세먼지 오염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는 기준, 그리고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설명이 아래 링크처럼 되어 있습니다.
https://www.airkorea.or.kr/warningActKnack
제가 지금까지 인용했던 PM10과 PM2.5의 오염도들은 하루 24시간 평균 오염도를 이야기했던 것이고요, 이런 경보를 내릴 때의 오염도 기준은 1시간 동안의 오염도입니다.
지난 호에서 보여드렸던 그래프 하나를 다시 가져옵니다.
초록색 막대그래프가 2016년에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졌던 날들의 숫자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몇 개 도시의 월평균 오염도 그래프를 샘플로 보여 드립니다.
PM2.5의 24시간 오염도 환경기준은 작년까지는 50㎍/㎥였는데, 금년부터 미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강화해서 35㎍/㎥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는 11월~4월 동안 높다가 6~10월 동안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여름엔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그리고 가을엔 기상여건의 특성상 대기 순환이 잘 되어서 그렇습니다. 서울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월별 오염도 수치의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고, 한여름 장마철에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높은 오염도를 보여줍니다. 그만큼 자동차의 밀집도가 높아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다는 반증입니다. 부산도 비슷한 양상이지요.
제가 이 그래프들을 보여준 이유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2가지 변수를 다시 이야기하기 위해섭니다. ‘모든 오염물질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의 정도는, 그것을 흡입한 량, 그리고 노출에 지속된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고 이야기했었지요. 미세먼지 오염도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정도가 되어서 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진 날이 가장 많은 지역인 전북이 연중 10% 정도, 서울은 13일로 약 4%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지난 호에 보여드렸던 연도별 추세 그래프를 보면 10여 년 전부터 계속 오염도가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 그러나 지나친 두려움은 불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게 생각이 갑자기 바뀌기 시작합니다. WHO가 ’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이 절대적 영향을 주었고. 그 해 8월부터는 국내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시작되면서 관련 보도가 폭증했다.(관련 통계 경향신문 기사 노트 첨부) 주의보, 경보라고 하면 전쟁에 대비한 대피 훈련만 받아 온 경험인 국민들이 관련 기사들까지 매일 심각하다고 하니 겁을 안 먹을 수가 없지요. 지금 오염도가 80~90년대의 1/3~1/4 수준이고, 현재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는 수준은 그 당시엔 매일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속 깊은 분석 기사는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최근에 조선일보에 게재된 칼럼 하나 소개합니다. https://bit.ly/2LU54Dr
게다가 환경부가 국민들에게 제시한 행동 요령들 중에 보면, 외출 시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나옵니다. 전, 이건 크게 잘 못 되었다고 봅니다. 국민들에게 지나친 공포감을 줄 수 있습니다. 마스크 만드는 업체들은 매출이 엄청 늘어났겠지만, 위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에 달리기나 자전거 같은 격한 운동만 하지 않으면 현재 미세먼지 오염도와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식약처에서 보건 마스크로 성능을 인증한 제품들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KF80이나 KF94 정도의 여과 성능이 있는 마스크를 써라? 미세먼지 때문에 건강에 영향을 받을만한 기존의 유병자들은 폐기능이나 고혈압, 심혈관 질환자들인데, 이런 마스크를 쓰면 호흡할 때 산소 흡입량이 줄어듭니다. 어떤 게 건강에 더 악영향을 끼칠까요? 그래서 폐기능 질환자는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사용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임산부들도 절대 이런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 됩니다. 이런 분들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날에 해야 할 일은 마스크를 쓰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빨래, 운동 같은 일을 하지 않으며 가급적 실내에 있으라고 해야지요. 건강한 사람들도 이런 마스크를 썼을 때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당장 벗어버리세요.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산소가 부족하다고요. 프랑스 파리 같은 유럽 선진국 도시들도 도심에는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날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일에 힘써야지요. 파리처럼 도심에 디젤차 진입을 금지하는 단호한 조치를 하거나요. 금년 봄 우리 미세먼지 주의보가 며칠 연속으로 내려졌을 때,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를 4달 동안 가동 중단한 일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잘 한 일입니다.
이렇게 발전소들을 가동 중단해서 미세먼지를 줄인 효과가 1%대에 불과하다고 분석됐는데, 그건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오염도 예측 모델이 6~7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외부영향 변수가 다소 많이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겨울과 봄철 스모그와 미세먼지, 그리고 황사 때문에 도시에서 도로 신호등이 안 보일 정도로 오염도가 높았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5년간 공장들에 대해 엄격한 배출기준을 부여하고, 한번 단속에 걸리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강력한 행정조치들을 계속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최근 5년 새 30% 정도 개선됐다고 합니다. 중국 환경보호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74개 주요 도시의 PM2.5 농도는 2013년 72㎍/㎥에서 지난해 50㎍/㎥로 떨어졌다. 베이징 주변 공장이 대거 옮겨갔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산둥성의 경우도 2013년 98㎍/㎥에서 2017년 57㎍/㎥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중국의 영향이 평소 30~40%, 높을 경우 70~80% 정도라는 예측 모델은 이제 업데이트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물을 자주 마시세요.
물을 많이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아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한다. 또 혈액의 수분 비율이 높아져 체내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진다.
2. 물걸레나 정전기 종이 밀대로 청소를 하고, 진공청소기는 사용하지 마세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미세먼지들을 실내에 흩뿌려주는 효과만 난다. 진공청소기의 필터는 미세먼지를 거를 수준이 못 되기 때문.
3. 빨래는 하지 말고 환기를 가끔 하세요
밖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다고 창문을 꼭 닫아두고 오래 있으면 공기가 탁해져서 오히려 건강에 더 안 좋다. 마주 보는 창문을 열고 1분 정도의 빠른 시간 안에 공기가 순환되게 하는 게 요령. 환기 후 물걸레 청소를 할 것
4. 외출 후 집에 들어갈 때는 옷과 가방 등을 털고 들어가세요.
들어가서도 세수하고, 세수하면서 코 안을 청소해주면 좋다. 촉촉한 코털은 천연필터
5. 공기청정기를 과신하지 마세요.
고가의 헤파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한,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한다. 공기청정기를 오래 작동할수록 오히려 실내 VOC(휘발성 유기화합물)·오존 등 유해물질이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