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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채 Dec 29. 2023

새해엔 이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8

좁디좁은 직무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스타트업이 원하는 수요 관점에서요. 제가 원하는 직무 이야기입니다. 



요새 몇 분들과 커피챗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많습니다. 회사가 사업전략이라는 직무를 가진 사람이 필요로 할 땐 언제일까요. 사업의 전략을 세우고, 투자를 위한 IR을 준비하고, 그리고 회사 내 주요 지표를 관리하는 일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군가는 분명히 해왔습니다. 꼭 사업전략 직무를 가진 사람이 회사 내에 없더라도 주로 대표가 해오거나 다른 C레벨이 했을 겁니다. 왜냐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사업 전략은 스타트업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누군가가 와서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흔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 팀에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든 해왔으니까요. 여기서 제 고민은 시작됩니다. 제가 필요한 스타트업은 어디일까. 다시 말하면 제가 '필요한 시기'를 겪고 있는 스타트업은 어디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필요한 시기라는 것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SEED 혹은 PRE-A의 투자라운드를 앞두고 당장의 IR 전략이 필요한 시기. 대표가 혼자 할 수 있지만 해당 단계의 투자 유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자와 논의와 협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회사 내 주요 지표를 정돈하고, 북극성 지표가 무엇인지 결정해서 IR 장표에 녹여 설득력을 강화합니다. 그리고 VC와 만나며 피칭을 하고 핏에 맞는 투자사를 점점 찾아갑니다. 이 시기에 합류하는 것은 당장의 즉전감으로 많은 가치를 회사에 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만약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R&R 이 붕 뜰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로는, 회사의 체계를 이제 만들어야 하는 아예 백지상태인 시기. 비전과 미션을 다듬고 OKR, KPI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며 어느 성과제도가 우리 회사와 맞는지 결정하는 시기입니다. SEED 투자에 관심을 표하는 몇 투자사들은 있지만 제대로 된 디벨롭은 없는 상태. 이 때는 정부지원사업이 요긴한 시기입니다. 대부분 대표가 혼자서 잡아가지만 이때부터 사업전략가와 같이 모든 걸 의논하며 맞춰갈 수도 있습니다. 장점은 처음부터 모든 걸 같이 할 수 있어 나만 잘한다면 제대로 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이 시기에는 사업전략직무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개발자나 PM, 디자이너가 더 급할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급성장으로 인해 비대해진 조직에서 대표의 직무를 일부 떼어내고 싶어 하는 시기. 투자 단계로 따지면 시리즈 B, C 이상의 단계를 거치면서 각 팀원들과 팀 리드, 그리고 C레벨의 체계가 어느 정도 잡힌 수십 명 이상의 조직입니다. 요즘 CEO staff 직무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는데, 바로 이 시기가 대표 직속으로 사업 전략가를 구인하여 대표의 일 일부를 떼어내는 시기입니다. 리서칭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탐지하고, 런웨이 관리를 통해 추후 생길 리스크를 예방합니다. 대표 직속이기 때문에 그간의 사업의 우여곡절을 상세히 습득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추측하건대 장점이라 하면 어느 정도 체계화된 조직 내에서 사업 전략이라는 직무만 팔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성과의 압박을 꽤나 받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실 어떤 시기라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정말로 저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해야 하는 시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합류했을 때 R&R에서 애매함의 곤욕을 겪는 경우가 없어야 할 겁니다. 문제는 서두에도 썼지만 이 좁디좁은 기회를 어떻게 제대로 꿰찰 수 있을지는 고민이긴 합니다. 사업개발(BD)이나 사업을 추진하는 팀의 팀원 혹은 리드로의 유연한 직무 변형은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좁지만 좀 더 추구해 봐야겠습니다.







혹시 제가 궁금해지셨다면, 

감사하게도 추천사가 적힌 제 프로필입니다. 커피챗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rocketpunch.com/@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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