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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재 Apr 29. 2019

일시적 공간

김현진의 «진심의 공간»을 읽다 말고 쓰기

공간은 인간이 쟁취하는 것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비싼 것이 되었다. 현대사회는 공간의 가치를 아주 비싸고 예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잘 정돈된 책장을 배경으로 한 프로필(후략)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는 게 아니라, 공간을 잠시 빌리기 위해 간다. 카페라는 공간을 잠시 빌리기 위해 간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커피 맛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아주 맛없지 않으면 된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보다는 적당한 공간을 찾게 된다.


일상의 공간은 아쉽다. 아파트, 빌라, 사무실. 비슷비슷한 느낌의 공간들이다. 비슷함에 익숙해진다. 더 이상 이러한 비슷함에 대한 반감조차 느끼지 않는다. 비슷한 공간을 소유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동시에 아름다운 공간을 공유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워졌다.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욕구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이를 채우기 위해 갑자기 공간을 구매할 수는 없다. 잠시 빌릴 뿐이다. 온전히 내 것은 아니지만, 일상과 가까운 카페라는 형태로 공간을 소비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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