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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미 Dec 01. 2022

나만의 시간을 찾기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

나이가 들었는지 일찍 일어난다. 아니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나만의 시간을 찾기가 힘들어 일찍 일어난다. 어쩌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일찍 일어나시는 것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일지도 모른다. 


새벽 4시 반에 눈을 뜨면 개인 기도를 한 후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며 시를 읽는다. 그리고 몇 개의 시 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시를 필사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책을 읽는다. 읽는 책들도 다양하다. 글쓰기 부터 에세이 등. 그때 그때 다르다. 그리고 5시가 되면 새벽 기도회에 모여 말씀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누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것이 아침에 내가 가질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저녁은 때마다 다르다. 저녁 예배를 드릴 때나 손님이 오면 그에 맞춰야 햔다. 하지만 그래도 그중에 남는 시간에는 책상 앞에 앉는다. 사실 내 책상은 한국에서 가져온 책상인데 오른쪽 구석에 주먹만한 구멍이 나있다. 낡았지만 낡은 것 같지 않은 책상. 이 책상이 한동안 주인을 잃었었다. 아이들 방에 들어가 있어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 

그런데 며칠 전 오래 된 책상의 주인으로써 단호한 결정을 했다. 


"얘들아. 여보. 나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거실에다가 내 책상을 놓을 게요." 아이들은 엄마가 무슨 책상이 필요하냐고 이야기 했지만 나는 굽히지 않고 이야기 했다. "엄마도 엄마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단다." 물론 나의 공간이 거실 중앙이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그래도 책상을 옮기고 예쁘게 꾸미고 나니 나름 만족스럽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할까.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녁에는 에세이나 글을 쓰는 것에 관한 책을 읽는다. (요즘은) 그리고 읽다가 가슴에 와닿는 글은 다시 필사를 한다. 

책으로 읽고 그 문장을 필사하고 다시 한 번 더 읽는다. 곱씹고 또 씹어서 내 것이 되게 하기 위하여. 

한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내 삶 속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글을 쓰고 싶었고 글을 써야 살아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에 치였고 마음이 바빴다. 그러다가 이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가장 힘든 것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라면 시간을 따로 내서라도 글을 쓰고 책을 읽자고. 그렇게 새벽과 저녁 시간을 나누었다. 일기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나는 바쁘게 살아간다. 아마 이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 학교 보내느라 밥하느라 바쁘고 낮에는 일하느라 저녁에는 또 식사를 준비하고 밀린 일들을 해야 하니까 바쁘다. 하지만 간간이 쪼개어 분리해 놓은 내 시간을 활용하면서 나는 위로 받고 용기를 얻고 있다. 

매일의 아주 작은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 좋은 글이 되어 돌아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그 작은 노력 하나를 쌓는다. 

참 기분 좋은 저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필사한 책의 몇 구절을 나눠 본다. ^^ 


나만의 의미를 충전하며 시작한 하루는 아침 해처럼 충만하게 기쁘다. -마음쓰는 밤. 고수리


나는 식탁에서도 글을 썼고, 젖을 먹이면서도 글을 썼으며 침실의 낡은 화장대에 앉아 글을 썼고, 나중에는 작은 스포츠카 안에서 학교가 파하고 나올 아이들을 기다리며 글을 썼다. (중략) 

마침내 내 책이 세상에 나온것은 내가 강인한 성품을 지녔거나 자존감이 높아서가 아니었다. 나는 순전히 고집과 두려움으로 글을 썼다. "진짜 작가는 그저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작가의 시작, 바버라 에버크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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