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가득 창틀 사이로
달콤한 시간이 금빛 실을 흘리는 구석에,
꽃잎처럼 팔다리를 접고
게으른 나선형으로 몸을 웅크렸다가
엉금엉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바깥세상은 속삭이다 못해
따뜻함의 무게로 조용해지고,
지금 나의 순간은
오후의 건배에,
숨이 깊어지고, 펼쳐진다
사랑받는 책의 페이지처럼,
심장 박동 사이,
이 고요함의 누에고치 속에서,
똑딱이는 시계조차
자장가이다.
이 게으른 흐름에
조금은 마음이 흔들려도 되겠다.
차에 설탕을 넣은 것처럼
생각의 가장자리가 달콤해지는-
잠시 서두르지 않고,
아무것도 누르지 않고,
아무것도 당기지 않는
포옹에 휩싸여
단지 존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