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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한나
Dec 14. 2022
남편은 최고의 명사수!
"여보여보~~ 개그우먼 김민경 알지?? 김민경이 사격대회에 나갔다는데~~ 알아?"
나는 핸드폰에 올라온 뉴스를 보며 신기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떠들어댔다.
남편 역시 들뜬 표정으로 김민경이 한 손으로 책상도 들고, 유연성도 뛰어나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특출난
체육인이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격하는 김민경 모습. 사진=IPSC KOREA
(
그렇게 시작한 사격이야기
)
나: 여보도 군대에서 사격했잖아.
남편: 했지.
나: 여보 사격 잘했어?
남편: 평범했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고.
나: 그래? 난 여보가 엄청 잘했는 줄 알았는데~~
남편: 대표로 선발되서 나갈 때도 있었지만 항상 잘한 건 아니야. 잘 안될때도 있었어. 그러니까 평범한 거지뭐.
나: 오올~~~ 겸손한 모드야?
남편: 내 답변이 좀 생소한가? 군대에서 사격 이야기 나오면 못한 사람들 한 명도 없잖아. 다들 포상 휴가에 엄청난 스토리들이 줄줄 나오는데... '평범했어'라는 답변이 어색해?
나는 그냥 씨익 웃고 말았다.
그에게는 늘 신화적인 성공 스토리가 없다. 성과를 낸 멋진 이야기를 펼치다가도 이내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어떻게 기회가 닿아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항상 그랬던 거는 아니고,"
라는 말로 부풀어질 틈새도 없이 바람이 휙~ 빠진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그의 말을 참 좋아한다.
평범한 사격 실력을 좋아하고, 부끄러운 듯 웃는 그의 얼굴을 좋아한다.
-한 번의 성공을 전체로 보지 않는 눈
-한 번의 성공을 전체로 말하지 않는 입
-한 번의 성공이 자신의 삶이라 여기지 않는
마음
-한 번의 성공이 있기까지 자신의 힘 외에도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겸손함
나는 오늘 그와의 대화를 기억하고 싶어 글로 옮겨 적는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명사수!!!
20대 군인 시절의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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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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