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회사의 점심시간,
뜨거운 우동 한 그릇을 하며 후회를 합니다.
아 시원한 냉모밀이나 먹을 걸.
뜨거운 우동 때문에 빙수가 땡깁니다.
생각해보니 회사 생활 몇 년에서 빙수를 먹은 기억이 없습니다.
실리콘벨리에서 피자 두 판을 나눠먹는 것이 한 팀이라고 말하듯,
우린 한 그릇의 떡볶이를 나눠먹고,
식후에 커다란 빙수 하나를 나눠먹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작디작은 옥탑방에서 스토브에 둘러앉고,
굳이 멀디먼 정부 지원 사무실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그조차 없어 카페에 모여 앉아 작업을 했던 시간들.
닭살 돋는다며 몸서리쳤으면서도,
때론 너무 철없이 느껴져 먼저 일어났으면서도,
실은 그런 것을 꽤나 좋아했나 봅니다.
조직을 흔히 배에 비유하고, 운명공동체라 말합니다.
지금 MZ세대에게 이건 꽤나 민망한 이야기죠.
사실 회사가 직원을 책임져주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것들이라, 비판할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자신도 (비록 끄트머리에 간신히 포함될 지라도) MZ세대로,
나를 책임져주는 회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운명공동체이던,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은,
구시대적인 삶에 동경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스타트업의 꽃은 엄청난 성장과 거기에 따르는 경제적인 부일 지도 모르지만,
저는 운명공동체라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진 거 같습니다.
소셜 벤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아마 그런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르죠.
아아 또 너무 갔습니다.
MZ세대니, 사회적 기업이니... 굳이 그렇게 어려운 말로 핑계를 댈 필요가 없는데.
그냥, 그냥
예전처럼 빙수 한 그릇이 먹고 싶다는 말로 충분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