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목 Mar 28. 2024

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한 표 부탁드립니다 ~~~

"I am not myself anymore. At least, I’m not the same inside."

(난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적어도 이전의 나와는 다르다.)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 2004)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오래전 영화를 보다가 마음에 남아서 극장을 나온 후 들었던 대사를 잊어버릴 까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흔히들 하는 말 중에 '사람 안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사한 용례로는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는 말도 있죠. 제가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변한다는 기대가 없다면 희망도 없으니까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 변한다는 전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젊은 날 인간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려고 했던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친구와 남미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통해 세상을 고치고자 하는 혁명가 체 게바라로 새롭게 거듭납니다. 

   



    아침부터 문득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대사가 떠올랐던 건 어제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친구가 제가 쓴 책을 읽고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이제 나한테도 소설가 친구가 생겼네?”   


글이야 그동안에도 써오던 것이니 작가라는 호칭은 낯설지 않지만 소설가라는 호칭은 매우 낯설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아! 나 변했구나. 적어도 이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된 거구나. 뭐 아직 소설가라는 자의식이 내 안에 자리 잡은 것 같지는 않지만 내일은 또 어떨지 모르지요. 사람은 변하는 동물이니까요. 다만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건 평생 풀어야 할 숙제인 듯 합니다. 

ps. 그동안 숱한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번 선거는 유독 시끌벅적한 느낌입니다. 그만큼 지금 사회가 겪는 혼돈의 농도가 짙어서겠죠. 지하철 개찰구를 나오면 파란색, 빨간색 점퍼를 입은 후보들이 90도로 고개 숙이며 표를 구합니다. 심지어 무릎을 꿇고 절하는 이들도 있지요. 문득 그들의 절박함이 마음 한 구석에 절절하게 와 닿았습니다. 책을 쓰고 만들고 서점에 내놓은 지금 제 마음이 그와 다르지 않다고 느껴서일 겁니다. 문득 책 표지를 가슴에 안고 길거리에서 90도로 인사하며 제 책에도 한 표 부탁드립니다. 라고 깍듯하게 인사하는 제 모습이 보였다고 할까요?

작가의 이전글 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