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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씩씩 Jan 25. 2019

따뜻한 웃음을 사랑한다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코미디 추천 모음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보고 싶다면

                                                                                                                                                                  

출연 질리언 제이콥스, 폴 러스트, 클라우디아 오더허티

방송2016, 넷플릭스



 가볍게 좋은 로맨틱 코미디다. 엄청 재밌거나 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아닌데, 어쨌든 끝까지는 보게 된다. 허점이 너무나 많고, 단점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싸우고 다투고 상처 받고, 그러다가 또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사실 엄청 웃기다거나 내 취향에 맞는 드라마는 아니었는데, 결국 우리 모두가 그렇게 허점 많고 부족한 사람들 아닌가 싶어서,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엇갈리고 상처 받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어떻게든 끝까지 보게 되는 맛이 있는 드라마.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미화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오히려 사랑 때문에 상처 받는 장면들로 가득한 드라마이지만, 그래도 사랑이 있어서 살 만한 세상이라고, 사랑에 기대어 살고 싶게끔 만드는 드라마. 사랑 때문에 상처 받았지만, 그래도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 그래도 사랑을 믿고 싶은 사람들, 더 나은 사랑을 하고 싶고 더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이 가볍게 보기에 좋겠다. 




여자 캐릭터가 매력적인 드라마를 찾는다면

                                                                                                                                                                  

굿 걸즈 연출출연크리스티나 헨드릭스, 메이 휘트먼, 매튜 릴라드, 르노 윌슨, 매니 몬타나

방송2018, 미국 NBC



 솔직히 러닝 타임이 짧은 드라마들만 골라 보는 편인데, 굿 걸즈는 예외였다. 그만큼 너무 재미있었고, 너무 흡입력 있었던 드라마. 걸크러시 여자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이 매력적인 드라마를 찾는다면 단연코 굿 걸즈를 추천하고 싶다. 넷플릭스에서 오뉴블부터 시작해서 그레이스앤프랭키, 언브레이커블키미슈미트 등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을 많이 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시원시원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꼽자면 단연코 굿 걸즈. 



 가정 사정으로 인해서 돈을 급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어쩔 수 없이 가볍게(?) 마트를 털어야겠다고 작정한 3명의 엄마 이야기다. 마트 털기가 목적이었으나, 어쩌다 보니 마트 대신 갱단과 협력해서 일을 벌이게 되긴 하지만. 그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오들오들 떨고 호들갑을 다 떨다가도 담대하게 일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통쾌하기 이를 데 없다. 인간적이지만 멋지고, 멋지지만 또 인간적인 세 엄마. 엄마를, 그리고 여성을 이렇게 멋지게 그려낸 드라마들을 보면 "아, 역시 내가 원했던 건 이런 드라마였어" 하는 통쾌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뻔한 스토리일 수도 있는데, 항상 남성 캐릭터들이 맡아 왔던 역할들을 여성이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훨씬 재밌고, 새롭고, 짜릿하다. 주부들이 이렇게 큰일을 벌일 것이라고, 갱단 두목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오히려 그 편견을 이용해서 큰일을 다 해먹는 굿 걸즈의 주인공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갱단 두목으로 등장하는 리오도 매력적...이건 그냥 봐야 하는 드라마. 주변에서 본 사람들도 다 재밌다고 했다! 




자기 전, 가볍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그레이트 뉴스 시즌2 연출출연아담 캠벨, 브리가 힐런, 존 마이클 히긴즈, 안드리아 마틴, 니콜 리치, 호라티오 샌즈

방송 2017, 미국 NBC



 코미디의 매력은, 결국 시즌을 거듭할수록 등장 인물들에게 정이 들어간다는 점인 것 같다. 솔직히 그레이트 뉴스 시즌1을 봤을 때는, 그다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엄마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딸,  사사건건 간섭하고 눈치 없는 엄마라는 조합 자체가 답답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코미디 요소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과장인 것을 알지만, 다 큰 딸을 직장에서까지 간섭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엄마를 볼 때마다 마음이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코미디가 그렇듯이 결국에는 우여곡절 끝에 다 해피엔딩으로 풀리기는 하는데, 매 회 발생하는 문제 상황 속에서 답답하고 짜증난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걸 계속 봐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정주행하지는 않고, 이거 봤다 저거 봤다 옮겨다니면서 가끔씩 코미디가 당길 때 한 편씩 보다 보니, 시즌 하나가 끝났더라. 



 그렇게 시즌2까지 봤는데, 시즌2는 정이 든 건지, 아니면 시즌2를 더 잘 만든 탓인지 시즌2는 훨씬 재미있었다. 페미니즘적인 요소도 훨씬 강렬하게 드러나는데, 코미디답게 아주 통쾌하게 보여준다. 웃음을 주면서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확연하게 전달하는 드라마. 억지스럽지 않고, 웃음기 가득해서 더 통쾌하다. 시즌2에서도 딸을 간섭하는 일이 멈춘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시즌2에서는 엄마인 캐럴이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에피소드들이 더 많아서 좋았던 것 같다. 보다 보니까 캐릭터들 하나하나 다 미워할 수가 없어서, 시즌3가 나오면 또 볼 거 같다. 한 회 한 회 긴박감이 넘친다든가, 어떻게든 한 회가 마무리되는 것을 봐야만 할 정도로 궁금증을 자극한다든가, 하는 드라마는 아니어서 자기 전에 딱 보기 좋은 드라마였다. 그렇게 미친 듯이 웃기거나 재미있는 건 아닌데, 그냥 기분 좋게 잠들기 좋은 정도? 너무 흥미로운 드라마는 잠 오는 것을 잊고 정주행하게 만드는데, 그런 느낌의 드라마는 아니라 보다가 졸리면 자고, 다음날 또 이어 보고 그랬다. 이제는 자기 전에 무엇을 봐야 하나 싶다. 사랑스럽고, 기분 좋은 코미디.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싶다면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 시즌1 연출출연레이첼 블룸, 산티노 폰타나, 도나 린 챔플린

  방송2015, 미국 CWTV



 취향이 맞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사랑하는 드라마. 재미있고, 유쾌하고 잘 만든 드라마인 건 알겠는데, 주인공의 지난한 짝사랑을 보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시즌 1에서 멈췄다. 정말 똑똑하고, 예쁘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완벽한 변호사였던 레베카는 사실 자신의 일상을 버티는 것이 괴로웠다. 괴롭다는 감정도 모른 채, 어떠한 감정도 모른 채 오로지 일만 했던 것. 그러다가 우연히 길을 가다가, 고등학교 때 잠깐 연애했던 전 남자친구 조쉬를 만난다. 다시 재회하자마자 조쉬에게 빠져 버린 레베카는, 조쉬를 따라 웨스트코비나로 떠난다. 보수를 엄청 주고, 승진을 약속했던 직장을 뒤로 한 채, 여기에 레베카 같은 변호사가 왜 왔을까 의아해하는 로펌을 향해! 


 이 드라마를 봤던 지인은, 레베카처럼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이 사랑 때문에 끙끙대고 앓는 모습이 우리와 비슷해서, 오히려 너무나 인간적이라서 이 드라마가 좋다고 했다. 결국 저렇게 완벽한 사람도 사랑 앞에서는 별 수 없구나. 그 과정이 귀엽고 사랑스러웠고, 그래서 이 드라마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지만 나의 경우에는, '제발 그만 좀 해 줘! 그 선에서 멈춰 줘! 이제 조쉬를 그만 포기해!'라는 말을 계속하는 심정으로 봤다. 계속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끊임없이 실패하고, 끊임없이 망신 당하고, 상처 받고, 그래도 실낱 같은 희망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레베카 네가 뭐가 부족하다고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이제 그만 좀 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을 좀 봐!' 정말 보는 내내 수없이 말하다가 시즌1을 다 보고 나서는 나가 떨어져서, 도저히 시즌2를 볼 자신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조쉬가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인지도 모르겠고, 그보다는 그렉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느껴서 빨리 그렉과 이어지기를 바랐는데, 시즌2에서 난데없이 그렉이 하차한다고 해서 시즌2를 안 본 것도 있다. 



 사실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레베카의 짝사랑이 주된 내용이 되는 드라마이긴 한데, 이 드라마를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하기보다는 성장 드라마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일만 하던 레베카가 자신의 감정을 찾아가고,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드라마.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가고, 실현하는 드라마. 그래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수없이 깨지는데도 불구하고, 레베카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갈구하고, 노력하니까. 그 모습이 사실 우습고,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가도 결국에는 레베카를 응원하게 되고, 레베카로부터 위로를 받게 된다. 그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하고, 인생 드라마로 꼽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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