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함존중 Jan 04. 2024

맛집, 그리고 맛있는 음식의 기본


1. 위생과 신선도

이걸 지키는 않는다면 그 집은 갈 필요가 없다. 가끔 집에 자투리 야채를 써서 음식을 만들긴 하지만 신선한 식재료를 쓸 때와 비할 바가 못 된다. 



2. 재료의 퀄리티



내가 말면 왜 이 맛이 안 나죠?

하는 사람에게는 


캐나다드라이 사서 쓰세요


하면 끝.


레시피 확인할 필요도 없이 편의점이나 수퍼에서 파는 진로토닉을 쓸 것이다. 탄산감도 덜 하고 달고 텁텁하다. 캐나다 드라이 토닉이나 진저에일, 클럽소다 뭘로 바꿔도 맛은 평균 이상 상승한다.

 

모든 음식이 그러하다. 밖에 사 먹는 음식이 엄마맛 안 나는 이유는 집에서는 좋은 장과 기름을 쓰기 때문이다. 


https://www.coupang.com/vp/products/7517695959?itemId=19711140500&vendorItemId=88083132555&q=%EC%BA%90%EB%82%98%EB%8B%A4%EB%93%9C%EB%9D%BC%EC%9D%B4&itemsCount=36&searchId=631c792e5323492ead241c96b0b4fbde&rank=14&isAddedCart=


극강의 까다로운 아기였던 나는 이미 세살 때부터 남의 집이나 식당엘 가면 그 집 수저를 안 써서 우리 엄마가 수저통을 들고 다녔다. 학교 다닐 땐 남의 집 김치를 안 먹었다. 내 도시락 반찬은 밥에 비해 3배가 많았어도 친구들이 다 집어먹고 밥을 남겨가기 일쑤였다. 천천히 꼭꼭 씹어 골구루 먹으면서 다양한 반찬을 밥 보다 훨씬 적게 먹는 나의 식습관은 매우 어린 시절 부터 고착되었고 지금도 식사를 먹는 동안, 식사 후 20분 이상은 바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 내가 식사하는 동안 마시는 유일한 액체는 술이다.


남의 집 김치의 맛이 다른 건 지금와서 생각하면 미생물과 발효균 때문인데 우리 집 김치에는 없는 미묘한 역한 맛이 나서 나는 내 도시락만 먹고 남의 집 김치 먹는 걸 싫어했다.


국민학교랑 중학교 때는 도시락 1개, 고등학교 때는 2개씩 짊어지고 싸 다녔지만 도시락 먹는 즐거움을 요즘 급식 세대는 알까? 그리고 급식 세대였으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3. 각자 몸에 붙어있는 미생물과 균주


인간의 몸에는 온갖 균이 있다. 인간이 병에 걸리는 이유는 내 몸에 원래 서식하는 균 때문이 아니다. 생각해 봐라. 우리 몸에는 엄청난 똥이 들어있지 않은가. 몸 밖에 나온 똥은 냄새나고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 우리 몸에 고스란히 들어있던 물질이다.


우리 몸은 원래 내가 가진 세균에는 익숙하다. 하지만 외부의 바이러스에는 취약하다. "적응"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할 때 혼자 있으란 말은 감성적일 뿐 아니라 과학적이다. 내 몸이 취약할 때는 타인과 접촉하는 것이 위험하다. 


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순서로 칵테일, 술, 빵, 밥, 요리 등 어떤 음식을 만들어도 10명이 만들면 10명 맛이 다 다르다. 특히 술 같은 경우 빚어서 3-10일 후 걸러서 맛 보면 전부 놀라울 정도로 맛이 다르다. 달고 드라이하고 쓰고 여러 복합적인 맛이 균등하게 어우러져 있지 않다. 각자의 몸, 특히 손이 가진 태고의 균이 모두 다르게 작용한다.


자고 일어나서 손바닥을 펴고 냄새를 맡아 보자. 내 몸에서 서식하는 균이 내는 향, 혹은 냄새다. 

정말 고귀한 사람은 얼굴생김으로 판단하는 걸 넘어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귀함과 예쁨은 다르고 격이 높다는 것과 부자라는 것도 다르다. 격이 높고 우아하면서 아름답기 위해서는 겉과 속과 보이지 않는 영혼까지 갈고 닦아야 한다.




스무살 때 부터 향수 콜렉터였던 나는 10여 년 간 희귀템까지 천여 개 이상의 국내외 향수를 돌고돌아 "최고의 향기는 사람의 체취"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즈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와 이 세상에 나 말고도 진리를 아는 사람이 또 있다니!


진정한 미식가는 미슐랭이 아니라 텃밭으로, 농장으로 간다. 흙과 물에서 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와인의 떼루아가 중요하고 세계의 기후변화는 술을 망치는 것이다.


로컬에서 글로벌, 세계에서 우주로 향하는 나의 포부와 발걸음이 아무리 힘들어도 멈추지 않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파리에서 끝내주게 먹는 꿀팁 5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