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노 Art Nomad Mar 19. 2018

다섯. 뭣을 하려고 시작했드라?

주제파악

디지털 드로잉 배우는 과정을 써보겠다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벌써 한 달. 와콤태블릿과 포토샵을 통해 연습을 시작한건 그로부터 일주일 전,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벌써 한달 하고도 일주일이다. 


그간 선과 선과 선과 선을 긋다, 컴퓨터 뻑나 버리고. 내 의욕도 실종되어 버리고.. 이렇게 선만 긋다 끝낼건가? 싶어졌다. 뭣을 하려고 시작했드라? 첫번째는 기르는 강아지들을 그려주고 싶었고 두번째는 콘티를 그리고 싶다 했던 거 같은데. 온통 선만 그려도 아직 선 간격이 일정해지거나 선이 고옫게 뻗어나가지도 않는다. 시작할 땐 다들 축구화만 사도 내일의 호나우두가 될 것처럼, 프라이팬 하나 바꾸면 당장 내일 냉부해에 나올 수 있을 것 처럼 생각하지만 곧 만만치 않다는 게 밝혀진다. 에잇 삐뚤어질테다. 


오랜만에 요샌 무슨 웹툰이 있나 하고 뒤적여 봤다. 약 2년전에 연재한 웹툰이 가슴에 쓰라린 상처를 준 이후로 잘 찾아보지 않았다. 스퍼맨 빼고. 콘티 쓰는 법 검색을 하다가 마사토끼님이 올리신거 봤는데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내 연재 당시에 놓쳤던 대사연결성에 대한 반성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갑자기 급 마사님 만화가 땡기더라. 많은 웹툰인 사이에서 레진 보이콧에 대한 운동이 벌어 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레진 외 대형 웹툰 플랫폼의 방식을 응원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MG, 선리쿱, 해외수익에 대하여. 하지만 보이콧 하기엔 아직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 딱히 그들 주장대로 '레진은 재미있는 것만 하니까' 찾아보게 되고 뭐 그런 건 아니다. 재미란 생각보다 주관적이니까. 이렇게 급 땡겨서 보기 시작하믄 꼭 정주행 + 연속보기의 늪에 빠지는 법. 아차차 하고 있는 동안 작품을 바꿔가며 계속 보고 있었다. 몇 번을 결재한건지.  그중에선도 레바툰과 바나나툰이 계속 술술 잘넘어가더라. 얘네 요새 왜 이렇게 많이 눈에 띄나 했더니 각각 1,2 위. 그림체도 굉장히 단순하게 그리는 거 같은데 표정의 미묘한 변화, 자세의 변화로 감정의 변화, 상황연출 등이 모두 공감된다. 


왼쪽 레바툰 오른쪽 바나나툰 습작


그 '굉장히 단순하게 그린 것 같은' 그림체는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ㅎㅎ 선을 한번에 깔끔하게 긋지 못해 끊어진 부분이 다 티나서 지져분 했다. 그림자 표현에서는 선이 깨끗하게 한방향 선으로 그려지지 않아 그림자 형태 표현이 잘 되지 않았다. 그나마 전반적으로 뭘 나타내려고 했는지는 알아볼 수 있어 다행. 필압에 따른 굵기 표현도 좀 되니 숨통은 트일거 같았다. 연필이나 붓펜에 비해 태블릿으로는 숙달되지 않으면 필압표현이 잘 안되는 줄 알았다. 전에 컴이 포토샵 기능을 잘근잘근 씹어먹어서 그런 거라는 걸 컴 사양을 높히고 나니 알수 있었다. 또다시 도구를 탓하세요.  그래서총평은..  다시 선이나 그어야 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네엣. 꼭 내 잘못만은 아니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