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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 끌다 Oct 10. 2020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는 이유

글을 잘 쓰려면

나에게는 글을 쓸 때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뭘 써야 하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 질문에 막혀 첫 문장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듣다 보면, 비단 이런 일을 겪는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글을 쓸 때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왜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결국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욕심 때문인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왜 두려운지를 파악해 그 반대로 하면 될 것이다. 그래서 정리해보았다.

내가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는 이유

첫째, 일단 뭘 써야 할지 모른다.


글을 쓰려는 욕심은 있다. 하지만 뭘 써야 할지 잘 모른다.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다 보면 막상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내가 쓰는 글임에도,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 그게 글쓰기를 할 때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나의 경우에는 내 스스로를 잘 파악하지 못했을 때, 혹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방향이 명확하지 못할 때 이런 적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글을 쓰는 사람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그 방향도 명확하지 않게 된다. 이럴 때 내가 쓰는 방법은 어떤 글을 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일주일 치 글을 쓰기 전 미리 어떤 주제로 쓸 것인지 정해본다. 주제는 여러 번 수정되거나 다른 걸로 바뀌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일주일 치의 글이 어떤 '방향'을 가리키느냐이다. 미리 주제를 잡다 보면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이 보일 것이다.


글이라는 것은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이 묻어 나오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일부러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작가의 가치관이 글에 담겨있기 마련이다. 글이라는 것은 결국 쓰는 사람의 말, 행동, 삶과 닮아 있다. 개인적으론 글과 삶이 같은 사람이 글을 가장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내가 정말로 글을 잘 쓰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글에 삶이 잘 드러나도록, 삶에 글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겠다.



둘째, 첫 문장을 뭘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주제는 정했다. 그다음 문제는 첫 문장이다.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노트를 펼치거나, 노트북을 켤 때 항상 느낀다. 왜 첫 문장이 가장 어려울까?


첫인상이 그 사람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듯, 보통 첫 문장이 글의 인상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첫 문장은 그 글의 첫인상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일수록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그런데 이 첫 문장이 잘 써지지 않았을 때 전체적인 글쓰기가 두려워진다.


그렇다면 첫 문장이 써지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여기에 붙잡혀야 할까?


보통 첫 문장이 써지지 않을 때 첫 문장부터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써본다. 하나의 글을 쓸 때 맨 마지막 문장이나 문단을 먼저 쓰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든 처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다면 첫 문장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셋째,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라는 두려움과 기대감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을 쓸 때는, 이 글이 '읽힌다'라는 두려움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평가받는 데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그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완벽히 떨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 같다. 나의 경우에는 이런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글부터 쓰기 시작한다. 그때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이 '기록'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쓰다 보면 글에 어색함이 묻어 나오게 된다. 처음에는 나만 볼 글이라고 생각하고 기록해둔다. 이미 기록했던 글을 모아 자꾸 들여다보고 퇴고하다 보면, 남에게 보여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된다.



넷째, 이상한 완벽주의


완벽을 목표로 하다 보면 실행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완벽주의는 게으름을 만든다. 이것을 나는 이상한 완벽주의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거나, 타인의 생각을 모두 다 알 수 없다. 마음속으로는 수천 개의 문장을 쓰고 고친다. 그렇게 계속해서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내 머릿속의 일일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기준에 맞는 완벽한 글쓰기를 위해 자꾸 쓰는 것을 미루다 보면 결국에는 '글을 쓰겠다고 말만 하는 게으름뱅이'가 되게 된다.


완벽하게 쓰는 사람이 되기 전에 먼저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이상한 완벽주의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그냥 짧게라도 쓰면 된다. 결국 글쓰기만이 글쓰기 실력을 좋게 한다.



다섯째,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며, 자기 불신을 가지고 있다.


내가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기 전 매일 하던 생각이 있다.


'내가 과연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작가라는 건, 글에 정말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니야?'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내 글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고, 자기 불신이 심해 내가 글로 못 먹고 살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모든 사람을 치유하고, 감동시키는 글쓰기는 할 수 없지만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치유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꾸준한 글쓰기만이 글을 쓰게 한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글쓰기를 하면 된다.



따라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첫째, 뭘 쓸지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규칙적으로 글쓰기 주제를 기획해 본다.

둘째, 첫 문장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다.

일단 어떤 문장이라도 적어본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퇴고 과정에서 다시 고치면 된다.

셋째,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두려움과 기대감을 버리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글부터 쓰기 시작한다.

넷째, 완벽주의를 버린다.

다섯째,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글쓰기를 통해 자기 불신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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