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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won May 16. 2019

2018.07_유럽, 미디어 내 젠더 불균형 문제 주목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지만, 여성과 소녀들은 언론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 반면 미디어 업계에서 남성은 편집실에서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전문가로서 의견을 전할 뿐 아니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도 다뤄진다.” 

최근 유럽에서는 미디어 내 젠더 불평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모니터링 프로젝트(Global Media Monitoring Project, 이하 GMMP)’ 연구 결과를 보면 미디어 젠더 평등 지수는 5년 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신문이나 TV, 라디오 등에 등장하는 사람의 24%만이 여성이었으며, 특히 정치 뉴스에서는 여성이 16% 정도만 다뤄졌다. 뉴스 인터뷰에서 여성이 전문가로 참여한 비율은 19%였으며, 대변인으로 참여한 비율은 20% 정도에 그쳤다(2015년 보고서).    


뉴스 기자로서의 여성은 라디오에서 41%, 인쇄 매체 뉴스에서 35% 일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전 자료와 비교해봤을 때 오히려 4% 떨어진 결과다. 여성 기자가 보도한 기사 영역으로 보면 과학과 건강 분야, 그리고 정치(31%)와 경제(39%) 영역에서 남성 기자가 보도한 비율에 비해 보도율이 낮게 나타났다.  


GMMP는 미디어 젠더 평등을 위한 연구로, 1995년 설립 이래 5년마다 젠더와 관련된 뉴스매체 콘텐츠 변화를 분석해오고 있다. 연구원들은 연구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2015년도 보고서 결과는 여전히 미디어 젠더평등 지수가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 내 젠더 불평등 문제를 보도한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는 자체 기사를 분석한 결과, GMMP 연구 결과와 비슷한 통계가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2월 1일부터 10일까지 DW의 영어 뉴스 온라인팀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전문가나 대변인, 주인공이나 주요 목격자로 등장한 비율은 29%로 나타난 것이다. TV팀 결과는 조금 더 나았는데, 같은 기간 뉴스에 등장한 255명의 인터뷰 참여자 중 43%가 여성이었다.


출처:dw.com



리차드 워커 DW 뉴스 편집장은 “남성들이 이 심각한 사안에 대해 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론매체에서 일하는 남성 언론인이 여성보다 많고, 뉴스 출처에서도 남성이 월등하게 많이 등장하는데 이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미디어 구조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 남성들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 에드 용(Ed Yong)도 2년 전 자신의 논문에 성 불균형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총 23편의 논문 인용 중 여성이 24%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에드 용은 “저널리스트로서 앞으로 논문을 쓸 때 확실히 지금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다른 언론인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기사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도이치벨레(DW)는 미디어 젠더 불균형 문제를 다룬 기사에서 한 대안으로 외교정책 내 양성평등을 촉구하는 조직 ‘FPI(Foreign Policy Interrupted)’를 다뤘다. FPI는 세계화와 국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엘미라 베이라슬리(Elmira Bayrasli)’ 미국 바드 칼리지(Bard College) 교수와 중동 특파원이자 외교 정책 칼럼니스트인 미국 언론인 ‘로렌 본(Lauren Bohn)’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남성이 지배하고 있는 외교정책의 국가보안, 핵 문제, 사이버 과학 등의 영역에서 활동할 여성 외교정책 전문가를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와 관련해 FPI는 미디어에서 외교정책이슈에 대해 말하는 남녀비율을 바꾸는 위한 ‘펠로우십(fellowship) 프로그램’과 ‘교육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여성 저널리스트와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활동 중이며, 여성 작가와 프로듀서 등도 같이 일하고 있다. 그 결과 프로그램 참가자의 93.3%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전문가로서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긍정적인 변화를 얻었다. 


이 외에도 FPI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포함한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성들이 스토리 작성과 인터뷰를 위한 교육과 다양한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매주 뉴스레터를 발행해 여성들에 의해 주목 받고 있는 이슈 등을 꾸준히 다루고 있다. 


FPI를 이끄는 로렌 본은 “많은 여성들이 외교정책 일이나 미디어에 참여하려는 활동을 시작했을 때, 이미 전문가인 여성들조차 본인이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며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전문가이고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접할 때, 거기에 여성 경험이 추가된다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미디어 내 젠더 불균형’ 문제 주목

채혜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독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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