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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won Jul 18. 2019

2018.17_여성 리더 부족 문제 앓고 있는 독일

‘독일 여성 리더십’하면 2005년부터 독일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Angela Merkel)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7년 11월 발표한 연례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7'(Global Gender Gap Report 2017) 결과를 봐도 한국은 118위(총 144국)에 머문 반면 독일은 12위를 기록했다. 이에 독일은 정치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미디어, 문화 등 여러 영역의 리더십 직책에 여성이 많은 나라로 추측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일의 여러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2018년 독일의 여러 영역 리더십 직책에 여성은 1/3에 불과하다. 정치, 기업, 미디어,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전히 남성 지배적인 문화가 강하고 여성들은 ‘유리 천장’에 부딪혀 고위 직책으로 올라가지 못 하는 일을 자주 겪고 있다. 지난 10월 첫 주, 메르켈 총리는 독일 킬(Kiel)에서 열린 기독민주당(CDU) 청소년 연합 행사 자리에서 국가직 여성 지도자가 충분하지 않음을 지적하며 “대부분 남성이다. 인구의 50%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독일 언론 ‘디 차이트(Die Zeit)’는 최근 여성이 정치 분야에서 리더십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의 15개 부처 중 여성이 이끌고 부처는 6곳이며, 나머지 부처는 남성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기독민주당(CDU)의 자매당 기독사회연합(CSU)의 지도자인 호르스트 제호퍼(Horst Seehofer) 내무부 장관은 부처 내 지도부에 단 한 명의 여성도 지명하지 않았다. 독일의 다른 연방 당국도 상황은 비슷하며, 전체 당국의 1/4만이 여성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1년 연방 정부는 이러한 성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법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여성 리더는 부족한 상태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는 기업 내 여성 리더가 부족한 문제를 지적했다. 2016년부터 독일에서는 ‘기업 내 여성 고위직 30% 할당제(Unternehmen in Aufsichtsräten eine Frauenquote)’를 시행하고 있어 과거보다 여성 고위직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말 독일 Top-200 기업의 여성 대표직 비율은 8%, 이사진 비율은 23% 정도로 나타났다. 과거 2~3%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매우 증가한 결과다. 그러나 옐라 베너 하이나허 ‘증권 보유자 보호를 위한 독일 협회’ 부국장은 최근 프랑크푸르트 기업 이사회 내 권력이 남성에게 명백히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사회에서 여성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과 스웨덴에 본사를 둔 ‘올브라이트 재단(Allbright  Foundation)’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의 160개 상장 기업 중 110개 기업 이사회에 여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697명의 이사회 회원 중 56명이 여성이었다. 이에 대해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는 “독일의 기업 내 고위직 할당제 등의 제도가 집행 이사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독일의 많은 기업이 여성을 성공적인 이미지로 홍보하지만 현실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디어, 출판, 홍보 기관 등의 영역에서도 여성 리더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중부독일방송(Mitteldeutscher Rundfunk, MDR)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영방송(Berlin-Brandenburg Broadcasting, RBB)와 같은 12개 주 방송국 중 여성이 리더로 일하고 있는 곳은 두 곳에 불과했다. 인쇄 매체 영역에서도 수년 동안 여성은 독일의 지역 신문 편집장직에서 모두 배제되었다. 이 외에 홍보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리더 직책 역시 약 70%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채혜원 통신원 (독일)

chaelee.p@gmail.com


 2018년 10월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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