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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케맨 Jun 13. 2024

시작은 도시락통부터

직장인 도시락 일기 #1

  한 때, 도시락을 열심히 싸서 다닌 적이 있다. 취준생으로 지갑이 가벼웠던 것도 있지만 학교 식당 메뉴가 너무 별로였던 탓도 있다. 학교 밖으로 나와서 먹으면 비싸고 매일 같은 메뉴가 지겹기도 했다. 덕분에 당시에는 정말 날렵한 턱선을 유지했는데, 인간이란 항상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좋았다는 것을 안다.


  취직을 했다. 지갑이 두둑해져 살이 찐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건 맞지만 그렇다고 먹는 게 달라지진 않았다. 매일 점심은 구내식당이었고, 저녁은 라면이나 치킨이었다. (지금은 유부남이라 라면 먹으려면 몸에 안 좋다고 허락받아야 한다. ^^;;) 초반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 늦게 퇴근해서 폭식을 하고 바로 뻗어 자버렸다. 취준생일 때는 매일 달리기를 했었는데, 운동도 하지 못하니 불과 1년 사이에 몸무게가 5kg가 넘게 늘었다. 이것저것 다 핑계지만 말이다. 나는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 그래서 구내식당도 맛있었다. 그래서 양껏 퍼서 먹었는데, 생각해 보니 간이 센 음식을 양껏 먹고 저녁에는 인스턴트 음식과 맥주를 곁들이니 내 몸에게 미안할 지경이다.


  아내는 요리를 잘한다. 장모님을 닮았는지 손맛이 있다. 그리고 손도 크다. 그리고 나는 남기는 걸 싫어한다. 결혼을 하고는 매일 퇴근 시간이 즐겁다. 아내와 웃고 떠들며 맛있는 저녁을 먹는 게 너무 행복했다. 신혼생활을 하면서 체중이 또 5kg이 늘었다. 그렇게 90kg이 되었다. 최근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혈압이 높다고 운동과 체중관리를 하라는 이야길 들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선언하고 다시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로 결심했다.  


  시작은 도시락통부터다. 쿠팡에서 상단에 있는 제품들 중에 마음에 드는 도시락통을 주문했다. 이건 또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는 김에 기록을 해야겠다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지.

락앤락 도시락통과 어제 저녁으로 먹고 남은 우삼겹배추찜, 소시지, 갓김치, 마늘쫑, 산딸기, 방울토마토 달달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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